'엔저 테크'에 엔화예금 급증...지난달 100억 달러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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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 테크'에 엔화예금 급증...지난달 100억 달러 육박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3.12.19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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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엔화 약세(엔화가치 하락)에 엔저 테크가 식을 줄을 모른다. 엔화값이 쌀 때 사두려는 수요가 계속 증가하면서 엔화 예금 잔액이 지난달 100억 달러에 바싹 다가섰다.엔화 예금은 향후 엔화 가치가 상승할 때 환차익을 누릴 수 있고 예금보험공사가 최고 5000만 원까지 보호하며 환차익에 대한 비과세를 함께 누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엔화약세를 이용한 '엔테크 열기'로 11월 말 기준으로 일본 엔화 예금이 99억 2000만 달러로 전달에 비해 13억 1000만 달러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 엔화.지폐. 사진=CNews DB
엔화약세를 이용한 '엔테크 열기'로 11월 말 기준으로 일본 엔화 예금이 99억 2000만 달러로 전달에 비해 13억 1000만 달러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 엔화.지폐. 사진=CNews DB

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중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우리나라 거주자 외화예금은 지난달 1017억6000만 달러로 4개월 만에 1000억 달러를 다시 돌파했다.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기업 등의 국내 외화예금을 말한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지난 8월과 9월 각각 59억 달러, 94억1000만 달러 줄었다가 10월 46억1000만 달러 늘어난 데 이어 11월 74억6000만 달러가 증가했다. 두 달 연속 늘어난 것이다.

통화별로는 미국달러화 예금이 838억3000만 달러로 가장 많고 엔화 예금이 99억2000만 달러, 유로화 예금은 55억1000만 달러였다. 10월 말에 비해 각각 59억5000만 달러, 13억1000만 달러, 1억8000만 달러 늘었다.

이중 엔화 예금 잔액은 3개월 연속으로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엔화예금은 처음으로 90억 달러를 넘어섰다. 지난해 11월(60억8000만 달러)과 견줘서는 62.3% 증가했다. 엔화 예금이 올들어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은 역대급 엔저현상이 이어지면서 투자의 기회로 보는 사람이 늘어난 결과다. 원엔 환율은 올해 4월 100엔당 990.69원에서 11월 872.93원으로 급락했다. 800원대 환율은 지난 2008년 이후 약 25년 만이다.

한은 관계자는 "수출이 증가하며 외화예금이 늘었고, 엔화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에 환차익을 노린 투자 수요가 증가하며 엔화 증가 폭과 잔액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엔화 예금은 증권사 투자자 예탁금과 개인 예금 증가의 영향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회사원인 A씨는 "엔화 가치가 내릴때마다 조금씩 매수하고 있다"면서 "일본 여행 경비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체별로는 기업예금(862억4000만 달러)과 개인예금(155억2000만 달러)이 각각 65억4000만 달러, 9억2000만 달러 증가했다. 은행별로는 국내은행(923억8000만 달러)은 76억6000만 달러 늘어난 반면, 외은지점(93억8000만 달러)은 2억 달러 감소했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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