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코오롱·SK 석탄 몰아주고 들러리 입찰...과징금 16억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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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X·코오롱·SK 석탄 몰아주고 들러리 입찰...과징금 16억 원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3.12.28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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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공기업이 발주한 석탄 구매 입찰에서 석탄을 몰아주고 낙찰자와 가격 등을 담합한 LX인터내셔널 등 3개 석탄 수입·판매사업자들이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이 사건 입찰과 관련되는 중국 션화사가 공급하는 유연탄(션화탄)은 우리나라까지 운송비용이 낮으면서도 열량이 높고 다른 중국산 석탄과 달리 유황 성분 함유량이 낮아 국내 환경기준에 부합해 국내 소규모 석탄 수요처들이 션화탄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LX인터내셔널. 사진=LX인터네셔널
LX인터내셔널. 사진=LX인터네셔널

공정거래위위원회는 LX인터내셔널, 코오롱글로벌, SK네트웍스 등 3개 석탄 수입·판매사업자들이 구매 입찰에서 담합한 행위를 했다며 공정거래법에 따라 시정명령과 과징금 16억 2900만 원을 부과한다고 28일 밝혔다.이들 3개 종합상사는 석탄 등 자원 개발과 중개, 판매를 하고 있는 국내 대표 기업이다.

회사별 과징금은 LX인터내셔널이 8억 8600만 원, 코오롱글로벌 4억 4300만 원, SK네트웍스 3억 원이다.

석탄 수입 3사 현황. 사진=공정거래위원회
석탄 수입 3사 현황. 사진=공정거래위원회

공정위에 따르면, 3사는 대구염색산업단지관리공단이 2016년 9월 공단이 발주한 석탄구매 입찰에서 사전에 낙찰예정자, 입찰가격 등을 합의·실행했다.

공단은 지난 2016년 8월18일 중국 션화사의 유연탄(션화탄) 18만t을 구매한다는 입찰 공고를 하면서 LX인터내셔널, 코오롱글로벌, SK네트웍스를 입찰참여자로 지명했다. 낙찰자는 공고된 물량 18만t 전체를 단독으로 공급할 수 있는 조건이 붙어있었다. 

3사가 각각 보유한 션화탄 물량은 18만t에 미치지 못해 누구도 단독으로 전량을 공급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LX인터내셔널은 SK네트웍스와 2016년 8월 임원급 모임을 하면서 경쟁하지 말자는 논의를 했다. LX인터내셔널은 SK네트웍스 보유 물량 중 6만t을 자사에 판매할 것을 제안했고 이후 SK네트웍스는 입찰참가를 포기하고 6만t을 LX인터내셔널에 판매했다.

LX인터내셔널은 코오롱글로벌에도 보유 물량 중 6만t을 매도할 것을 제안하는 한편 들러리로 입찰에 참여해 줄 것을 요청하면서 응찰가격을 사전에 알려줬다. 이후 코오롱글로벌은 입찰에 참여해 LX인터내셔널의 응찰가격보다 높게 가격을 써내 합의를 실행했다.

또 2017년 7월 공단이 발주한 석탄구매 입찰에서도 LX인터내셔널과 코오롱글로벌 2개사가 사전에 낙찰예정자, 입찰가격 등을 합의·실행했다.

공단은 2017년 6월 석탄 구매 입찰을 공고하면서 지명업체, 낙찰자 결정 방식, 낙찰자의 물량 전량 공급 조건 등에 대해 2016년 입찰과 동일하게 정하되, 구입 수량은 12만t으로 하는 구매 입찰을 실시했다.

LX인터내셔널과 코오롱글로벌은 해당 입찰에서 LX인터내셔널을 낙찰자로 사전 합의하면서 유찰 방지를 위해 코오롱글로벌이 형식상 입찰에 참가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실행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국내 석탄 소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유연탄 시장에서의 입찰담합을 적발·제재한 최초 사례라는 점에 의의가 있다"면서 "석탄 구매 시장에서 발생하는 입찰담합에 대해 감시를 강화하고 적발 시 엄중 제재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이 유연탄을 많이 수입하는 인도네시아 석탄광산에서 대형 트럭에 석탄을 싣고 있는 모습. 사진=JWC인도네시아
한국이 유연탄을 많이 수입하는 인도네시아 석탄광산에서 대형 트럭에 석탄을 싣고 있는 모습. 사진=JWC인도네시아

석탄은 2020년 기준 세계 1차 에너지 소비량의 27.2%를 차지하여 석유에 이어 두 번째로 비중이 큰 에너지원이다. 우리나라는 석탄을 연탄 제조와 발전용, 특수강 제작용, 상수도 정수용 등의 용도로 사용(국내 사용 비중 3.5%) 하고 있다.이중 유연탄은 발전용 연료, 제철용, 시멘트 제조용 등의 용도로 주로 소비(국내 사용 비중 88.4%)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유연탄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며 발전용 수요의 증가로 2021년 기준 약 1억1710만6000t을 수입했다. 유연탄의 원산지는 주로 러시아, 인도네시아, 호주이다. 2016년 당시 국내에 산업용 석탄(유연탄)을 공급한 공급사들은 원산지 별로 중국의 션화(Shenhua), 러시아의 미르(MIR), 호주의 센티니얼, 화이트헤이븐,리오틴토, 인도네시아의 MPP, ADARO, PMJ사 등이 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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