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제철의 유에스스틸 인수,포스코에 불똥 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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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제철의 유에스스틸 인수,포스코에 불똥 튈까?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4.01.01 1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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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증권은 "미일 동맹에 따른 한국 산업 피해, 지나친 우려" 판단

조강 생산능력 세계 4위이자 일본 최대 철강업체인 일본제철이 지난해 말 미국의 유에스스틸(US Steel)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미국과 일본 철강업체 협공으로 한국의 포스코가 위기를 맞이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는 일본제철의 해외 투자전략일 뿐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일본 철강업체 '일본제철'이 인수하기로 한 미국 유에스스틸(US Steel) 제철소 굴뚝에서 흰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사진=블룸버그
일본 철강업체 '일본제철'이 인수하기로 한 미국 유에스스틸(US Steel) 제철소 굴뚝에서 흰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사진=블룸버그

1일 하나증권,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일본제철은 지난달 18일(현지시각) 122년 역사의 유에스스틸을 주당 55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유에스스틸의 기업가치를 141억 달러로 계산한 것이며 총 인수가격은 150억 달러 규모다. 하나증권은 일본제철이 유에스스틸의 차입금을 포함해 약 141억 달러(약 18조 3000억 원)에 인수하겠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본제철이 제시한 인수가격은 계획 발표당시 주가(48.7달러)에 40% 프리미엄을 얹은 것이다.

두 회사 이사회는 이 같은 인수방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면서 두 회사는 올해 상반기, 늦어도 3분까지는 최종 인수 작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비상이 걸린 것은 한국 포스코다.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과 일본 철강업체들의 협공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유에스틸의  조강 생산능력은 약 2000만t인데 인수 완료 이후 일본제철의 생산능력은 8600만t 수준까지 확대된다. 반면, 포스코그룹은 글로벌 철강 생산능력이 4500만t에 그친다. 더욱이 포스코는 철강사업보다는 리튬을 비롯한 2차전지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하나증권의 박성봉 첨단소재  팀장은 1일 산업분석 보고서에서 "이번 유에스스틸 인수는 일본 이외 국가에서 생산능력 확대 전략의 일환이라 판단된다"면서 "미국과 일본 철강 산업의 동맹 강화로 한국 철강산업이 피해를 볼 것이라는  우려는 지나치다"고 평가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일본제철을 중심으로 한 일본 철강업계는 철강 공급과잉 상황과 노후화한 고로 설비 폐쇄와  탄소배출량 감축 등의 이슈로 2020년부터 국내에선 노후 고로들의 폐쇄를 통한 생산능력을 감축하는 한편, 해외에서는 성장을 위한 공격적인 투자를 해왔다.

2019년에 아르셀로미탈과 합작으로 인도 에사르 스틸(Essar Steel)을 인수했는데 당시 960만t 수준인 생산능력을 추후 1200만~1500만t 수준으로 확대 목표를 설정했다. 또 아르셀로미탈과 미국 합작 전기로(150만t) 신설, 태국 전기로 2개사 인수 등을 비롯해 전세계에서 조강 생산능력을 1억t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펜실베니아주 브래드독에 있는 유에스스틸의 에드가 톰슨 제철소 전경.사진=VOA
미국 펜실베니아주 브래드독에 있는 유에스스틸의 에드가 톰슨 제철소 전경.사진=VOA

 박성봉 팀장은 "유세스틸은 고로 비중이 70%에 이르러 미국내 경쟁업체에 비해 탈탄소를 위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면서 "올해 여름 미국의 클리블랜드 클리프(Cleveland-Cliffs)가 유에스스틸 인수금액으로 절반 수준인 72억 500만 달러(9조 6000억 원)을 제시한 적이 있고, 포스코홀딩스의 글로벌 철강생산능력이 4500만t에 이르며 시가총액이 42조 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8조 3000억 원이라는 인수 금액은 결코 낮은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박 팀장은 "일본제철의 글로벌 시장 내 성장 전략의 하나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면서 "미철강노조(USW)와 일부 미국 의회 의원들이 반대 의사를 표명했고 백악관 또한 국가안보 등에 미칠 영향 등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힌 만큼 추후 시정 조치나 거래 불허 권고 조치 등이 취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 철강노조 소속인 유에스스틸 직원 1만1000만 명은 매각안을 반대하고 미국 규제 당국에  반대할 것을 촉구했고 전세계에 있는 미국철강노조원 120만 명이나 되는 만큼 일본제철의 유에스스틸 인수는 완료된 게 아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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