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핵보유국…비핵화 대신 '억지력' 집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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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핵보유국…비핵화 대신 '억지력' 집중해야"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4.01.0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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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장 "한국 핵보유 필요", 롤리스 전 국방부 아태 안보 부차관 "한국방어 사드 추가 배치해야"

북한이 최근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을 발사한 데 이어 김정은이 12월 30일 전원회의에서 "만일의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핵위기 사태에 신속히 대응하고 유사시 핵무력을 포함한 모든 물리적 수단과 역량을 동원하여 남조선 전 영토를 평정하기 위한 대사변 준비에 계속 박차를 가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북한의 핵 위협이 극에 도달했다.

북한이 한국에 핵공격을 해 무력으로 적화통일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와 미국은 여전히 '한반도 비핵화'나 '북한 비핵화'라는 현실성 없는 정책 목표에 집착하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 정센터장은 북한 핵위협에 대응해 한반도 비핵화나 북한 비핵화가 아닌 한국의 핵무기 보유를 주장하고 있다. 사진=세종연구소
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 정센터장은 북한 핵위협에 대응해 한반도 비핵화나 북한 비핵화가 아닌 한국의 핵무기 보유를 주장하고 있다. 사진=세종연구소

이와 관련해 민간 외교안보 싱크탱크인 세종연구소의 정성장 한반도전략센터장은 핵자강론을 펴면서 한국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미국의  전직 고위 관리들도 '북한 비핵화' 기회는 이미 오래전에 놓쳤다며 북한은 이제 '정식 핵보유국'이라고 평가하고 대북 정책의 초점을 핵화가 아닌 북한의 공격력 억제에 둬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서 주목된다.

김정은은 30일 전원회의에서 발표한 '국가방위력의 급진적 발전' 방침은 북한의 새로운 대남 노선을 발표했다. 김정은은 한미 정상의 워싱턴선언과 핵협의그룹(NCG) 신설, 한미일 3자 훈련의 연례화, 미국 핵잠의 한국 기항, 2024년 8월의 한미연합훈련계획 등을 비난하면서 "현실은 미국이 고질적으로 남발하고 있는 반공화국 적대행위들이 단순히 수사적 위협이나 과시성 목적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실제적인 군사적 행동으로 이어져 쌍방무력 간 충돌을 유발시킬 수 있는 범행단계로 명백히 진화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비난했다.

김정은은 "만일의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핵위기 사태에 신속히 대응하고 유사시 핵무력을 포함한 모든 물리적 수단과 역량을 동원하여 남조선 전 영토를 평정하기 위한 대사변 준비에 계속 박차를 가해나가야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은은 '2024년도 핵무기생산계획'을 언급하고, 2024년에 3개의 정찰위성을 발사하겠다고 밝혔다.김정은은 선박공업 부문에서 제2차 함선공업혁명을 일으켜 해군의 수중과 수상전력을 제고하며 국방력 발전 5대중점목표 수행에서 미진된 과업을 빠른 기간 안에 집행하는 것을 중심과업으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북한은 2021년 8차 당대회에서 제시했으나 '미진된 과업'으로 남아있는 핵추진잠수함 건조 계획을 집행하고, 기존의 중형 잠수함들을 '전술핵공격잠수함'으로 개조하는 작업도 진전시킬 것으로 예상됐다.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의 정성장 센터장은 1일 '북한 당중앙위원회8기 9차 전원회의 평가와 시사점'이라는 분석자료에서 "북한이 이처럼 핵능력 고도화와 대남 전면전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미 국 행정부와 한국 정부는 여전히 실현 불가능한 '한반도 비핵화' 또는 '북한 비핵화'라는 목표에 집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성장 센터장은 북한은 현재 생존이나 협상에 필요한 수준을 훨씬 넘어서서 핵전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은 이르면 오는 8일 김정은의 40세 생일 전에 지난해 3월에 공개한 전술핵탄두를 가지고 제7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올해 3차례 정찰위성 발사, (일본과 괌도 등을 불시에 타격할 수 있는) 고체연료 중거리탄도미사일의 시험발사, 전술핵공격잠수함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등으로 강대강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북한은 올해 열병식에서 다탄두 ICBM을 공개하고 이후 다탄두 ICBM 시험발사에 나설 수도 있다면서 북한이 다탄두 ICBM 시험발사에까지 성공하면 미국도 더이상 북한의 ICBM 능력을 무시할 수 없게 되고, 미국의 확장억제에 대한 신뢰성은 더욱 약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정 센터장은 진단했다.

그는 또 북한 고체연료 ICBM을 본격 양산하고, 김정은이 8차 당대회에서 목표로 제시한 것처럼 핵잠수함까지 보유하며, 북한의 핵무기가 2030년까지 200개 이상으로 증가한다면 미국은 더욱 더 북한의 핵과 미사일의 방어 능력에 한계를 느낄 것으로 예상했다.

정 센터장은 미국에서는 4년마다 대통령 선거가 있고, 대선에서 고립주의를 표방하는 정치인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한국에 대한 방위 공약은 약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한국의 운명을 4년 또는 8년마다 대통령이 바뀌는 미국에 거의 전적으로 의탁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고, 북한의 오판에 의한 핵사용과 핵전쟁을 막기 위해 한국의 자체 핵 보유가 중장기로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단기로는 우리가 일본 수준의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와 우라늄 농축 능력을 확보해 중국의 대만 침공 등을 계기로 일본이 핵무장의 방향으로 나아갈 때 우리만 비핵국가로 남지 않고 일본과 같이 갈 수 있는 핵잠재력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면서 "핵잠재력 확보를 위해 한국 정부는 민간 원자력 발전소에 사용할 농축우라늄 생산과 공급을 위한 한미일 3자 국제 컨소시엄 구축부터 추진할 필요가 있고 북한의 잠수함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일 간에 원자력추진잠수함 공동 건조와 운용을 위한 컨소시엄 구성도 적극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롤리스 전 미국 부차관은 한국 방어를 위해 필요한 것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추가 배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에는 주한 미군 방어용 사드 1개 포대가 경북 성주에 배체돼 있다. 사진은 미국 11방공포병여단 소속 사드 미사일이 2019년 8월30일 마셜제도 레이건 시험장에서 발사되고 있다. 사진=미사일방어청
롤리스 전 미국 부차관은 한국 방어를 위해 필요한 것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추가 배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에는 주한 미군 방어용 사드 1개 포대가 경북 성주에 배체돼 있다. 사진은 미국 11방공포병여단 소속 사드 미사일이 2019년 8월30일 마셜제도 레이건 시험장에서 발사되고 있다. 사진=미사일방어청

리처드 롤리스 전 국방부 아태 안보 부차관과 로버트 수퍼 전 국방부 핵∙미사일 방어정책 부차관보는 지난해 12월31일 미국 국무부 산하 공영방송인 미국의 소리방송(VOA)와 가진 대담에서 북한을 핵 보유국이락호 평가하고 비핵화보다는 억지력을 강조했다.  

수퍼 전 부차관보는 VOA에 "북한의 핵 보유를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요"라고 묻고 "그 기회는 놓쳤다. 북한은 이미 핵국가"라고 규정했다. 수퍼 전 차관보는  "북한의 핵무기 포기를 끌어내기가 어려울 것으로 본다. 이제는 북한을 억지의 문제로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롤리스 전 부차관는 VOA에 "북한은 현재 스스로 선언한 실질적인 핵무기 보유국"라면서 "핵을 가진 북한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생각은 20년 전에 사라졌고 실패한 정책이다. 이제는 억지력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롤리스 전 부차관보는 "북한이 미국을 공격할 능력을 못 갖추게 하고 한반도에서도 억지력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앞으로 대북 정책의 초점을 억지력에 맞춰 재정립하고, 이것을 북한에 어떻게 알릴지가 정말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롤리스 전 부차관는 "한국에 정말 필요한 것은 일부 미국 시설을 위해서가 아니라 한국을 위해서 사드를 배치하는 것"이라면서 "동북아에서 가장 중요한 표적인 한국의 서울을 방어하고 싶다면 사드를 배치해야 한다. 강력한 한국 방위를 위해서는 사드 포대 1개 이상이 배치돼야 한다. 미국의 사드가 아닌 한국의 사드를 배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롤리스 전 부차관은  "한일 모두 이지스함과 지상기반 미사일 방어체계가 있는데 이 함정들을 완전히 업그레이드해 종합적인 체계로 통합해야 한다"면서 "한국과 일본,  우리 모두는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이 작업을 빨리 완료해야 하며 요격 미사일 재고를 늘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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