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새해 첫 거래일 또 공급과잉 우려에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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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새해 첫 거래일 또 공급과잉 우려에 하락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4.01.03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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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I 4거래일 연속 내려 배럴당 73달러대

국제유가는 새해 첫 거래일인 2일(현지시각) 이란이 해상 석유 운송 관문인 홍해에 전함을 파견해 긴장수위가 높아졌음에도 공급과잉 우려 등의 영향으로 하락했다.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4거래일 연속으로 내리면서 배럴당 70달러를 겨우 턱걸이했다. 세계 최대 해운사인 머스크가 홍해 운항을 일시 중단했다. 

이란이 홍해에 파견했다는 1550t급 구축함 '알보로즈'함. 사진=이란 타스님통신
이란이 홍해에 파견했다는 1550t급 구축함 '알보로즈'함. 사진=이란 타스님통신

이날 미국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2월 인도 선물은 전거래일보다 1.8%(1.27달러) 내린 배럴당 70.38달러에 마감했다. 이날까지 WTI 가격은 4거래일 연속 하락해 지난달 13일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오전장에서 WTI 가격은 홍해 긴장수위 상승에 따른 원유 공급 차질 우려로 2.78% 오른 배럴당 73.64달러까지 상승했지만 매도세에 하락 마감했다.  

영국 ICE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3월 인도분도 1.5%(1.15달러) 떨어진 배럴당 75.89달러로 거래됐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12월31일 홍해에서 일어난 교전 소식에다  연초 이란 구축함이 홍해에 진입했다는 소식에 장중 한때 2% 이상 오른 배럴당 79.06달러까지 갔지만 상승분을 반납하고 다시 떨어졌다. 

이란의 반관영 통신사인 타스님통신은 이란 해군 94함대 소속의 1550t급 전함 '알보르즈호'가 예멘 근해  밥알만뎁 해협을 통과해 홍해에 진입했다고 전했다. 타스팀통신은 이란 전함들은 2009년 이후 해상운송로 확보를 위해 이 지역에서 작전해왔다고 주장했다. 이란의 전함 파견은 일상 작전으로 알려졌으나 예멘 반군 후티와 미군과의 교전 직후인 점을 고려할 때 미군과 이란이 홍해에서 직접 충돌할 위험을 키워 국제유가는 일시 급등했다.

미군은 지난달 31일 홍해에서 머스크해운 소유 컨테이너선을 공격하는 후티반군 고속정 3척을 격침시키고 10명을 사살했다고 발표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는 유가의 상승을 억제하고 있다. 세계 최대 소비국인 중국의 경제 지표 부진이 경기 둔화와 이에 따른 원유수요 감소 전망을 확산시켰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중국의 12월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0으로 11월보다 0.4포인트 하락했다. 12월 수치는 3개월 연속 기준치 50을 밑돌아 석 달째 경기가 위축 국면임을 시사했다. 중국의 부동산 침체로 철근과 시멘트 등 건설자재 생산이 부진한 게 원인으로 꼽힌다. 

XM은 보고서에서 "세계 경기 둔화세와 미국의 원유 생산이 역대 최고 수준인 점을 고려할 때 (원유) 수요는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 때문에 (가격) 회복세는 제한적이고 단기적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선임분석가는 "현재 중동정세의 악화로 원유공급에 대한 두드러진 영향은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달러가치가 상승한 점도 원유가격을 끌어내린 요인으로 꼽힌다.미국달러로 금액이 표시되고 거래되는 원유는 달러가치와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즉 달러가치가 오르면 반대로 유가는 떨어진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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