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원산업 매각 철회 이유... 화학산업 경기 회복 전망 vs 몸값 시각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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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원산업 매각 철회 이유... 화학산업 경기 회복 전망 vs 몸값 시각차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4.01.04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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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호 회장의 지분 등 매각에 나선 송원산업이 돌연 매각을 철회했다. 매각 대상은 박 회장 등의 경영권 지분 35.65%였는데 매각 측과 원매자들간 가격을 둘러싸고 이견을 보인 결과로 풀이된다. 매각 철회 이후 송원산업의 주가는 큰 변화가 없다.

박종호 회장 오너 일가는 지분 100%를 보유한 송원물산이 보유한 송원산업 지분 23.88%를 통해 최대주주 지위를 보유하고 있다. 송원산업은 1965년 설립돼 업력 58년을 자랑하는 중견 기업이다. 플라스틱의 제품 변형 등을 막아주는 '플라스틱 안정제'라는 산화방지제 시장에서 세계 2위 점유율(22%)로 독일 바스프(BASF)를 뒤쫓고 있을 만큼 출중한 경쟁력을 갖췄다.

송원산업그룹 로고. 사진=송원산업
송원산업그룹 로고. 사진=송원산업

4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송원산업은 골드만삭스를 통해 예비후보자들을 선정해 지분 매각을 논의했으나 매각 조건 등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할 때 매각하지 않기로 최종결정했다고 지난달 28일 공시했다. 

앞서 송원산업은 지난해 6월 골드만삭스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11일 오너일가의 지분 약 35.65%의 본입찰에 들어갔다. 이달 2일 장마감 기준 송원산업의 주가 1만6630원을 기준으로 지분가치는 약 1400억 원으로 평가됐다. 송원산업 인수전에는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PE), 티케이지태광(옛 태광실업), 심팩 등이 참가했다.후보사들이 인수할 대상은 박종호 회장의 개인회사인 송원물산(지분율 23.88%)과 경신실업(9.15%), 박종호 회장(1.63%) 등 특수관계인 등이 보유한 지분 35.65%였다.

송원산업은 매각가로 약 3000억 원에서 4000억 원을 희망한 반면 원매자들은 2000억 원대 초중반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원산업그,룹 박종호 회장. 사진=송원산업
송원산업그,룹 박종호 회장. 사진=송원산업

박 회장 측은 송원산업 시가총액을 고려할 때 100% 이상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서 받길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고 실제 매각가도 3000억 원대 초중반에 결정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3000억 원대 중반은 송원산업의 기업가치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는 게 중론이었다. 

이 지분 값이 3000억 원이 되려면 경영권 프리미엄을 100% 이상 얹어줘야 하며, 4000억 원이 되려면 프리미엄은 180%대가 돼야 한다. 송원산업의 상장 후 역대 최고가(3만2000원·2018년 4월 19일)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매각 대상 지분 가격은 2700억 원이 되고 여기에 프리미엄 50%를 붙이면 4000억 원을 맞출 수 있다.

화학업계는 박 회장 측이 매각을 번복한 이유로 회사 몸값에 대한 기대를 꼽는다. 국내 시장 점유율이 60%이고 세계 시장 점유율이 22%나 되는 만큼 경기가 회복되면 매출이 늘어나가 기업가치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 투자업계에선 산화방지제 시장 규모가 올해 93억 달러에서 2030년 174억 달러까지 해마다 9.4%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송원산업은 2022년 매출 1조3295억 원, 영업이익 1851억 원을 거뒀다. 2021년  매출액 9981억 원과 영업이익 1057억 원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이다. 특히 영업이익은 2018년 543억 원, 2019년 593억 원, 2020년 680억 원에서  2021년 과 2022년 급성장했다. 같은 기간 잉여현금흐름은 279억 원, 470억 원, 543억 원, 449억 원, 534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7842억 원, 549억 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24%, 70% 감소했다는 점이 송원산업에게는 부담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원매자들도 이점을 감안해 매수가를 낮게 잡으려 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송원산업 주가는 큰 변동이 없다. 지난해 12월28일 1만 6360원, 1월2일 1만6630원,3일 1만6380원 등이다. 상인증권은 지난해 6월5일 송원산업에 대해 "최대주주 지분 전량 매각 발표"를 이유로 투자의견을 '매수'로 제시하고 목표주가 3만 원을 내놓았다. 현 주가는 목표주가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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