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과 건보료 폐지…333만 가구 연 30만 원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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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부과 건보료 폐지…333만 가구 연 30만 원 줄어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4.01.0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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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과 자동차를 평가해 물린 건강보험료가 폐지된다. 이 조치로 주택을 소유하거나 자동차를 보유한 직장보험 가입자가 아닌 퇴직자나 자영업자의 건강보험료가 연간 약 30만 원 줄어든다. 이 때문에 연간 약 9831억 원의 보험료 수입이 줄어든다. 재산과 자동차에 물리는 건보료는 지역가입자의 소득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들다는 점을 들어 건보료 부과의 보조 장치로 도입됐다. 재산 건보료는 1982년, 차는 89년 도입됐다. 반면, 직장인은 재산과 차에 건보료를 매기지 않아 불평등 논란이 많았다.

주택과 자동차에 물리는 건강보험료가 폐지된다. 사진은 서민의 발로 통하는 전기화물차 포터2 일렉트릭. 사진=현대자동차
주택과 자동차에 물리는 건강보험료가 폐지된다. 사진은 서민의 발로 통하는 전기화물차 포터2 일렉트릭. 사진=현대자동차

보건복지부와 국민의힘은 5일 당·정 정책협의회를 열어 이 같은 방안을 확정했다. 복지부는 건강보험법 시행령을 고쳐 2월 중 시행할 예정이다.

윤서결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국무회의에서 "은퇴한 어르신은 소득이 줄었는데도 건강보험료가 오히려 늘었다고 어려움을 호소하고, 재산과 자동차에 부과된 과도한 보험료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크다"면서 "국민이 호소하는 불합리한 제도는 무조건, 즉시 바꿔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번 결정으로 재산 건보료 인하 폭이 클 전망이다.  지역가입자 353만 세대 중 330만 세대가 재산 건보료를 내고 있다.  이번 조치로 월평균 9만2000원에서 6만8000원으로 2만4000원(26%) 줄어든다.

재산 건보료를 매길 때 지방세 과세표준액(시세의 약 40%)을 과표로 삼는다. 이 과표에서 5000만 원을 공제하고 보험료를 매기는데, 이번에 공제액을 1억 원으로 올렸다.

이렇게 하면 시세가 낮은 재산을 보유한 자영업자의 건보료 인하 폭이 커진다. 시가 2억4000만 원인 집을 보유한 경우 지금은 재산 건보료가 5만5849원인데, 앞으로 0원이 된다.

또 현재 4000만 원 이상인 차량을 보유한 지역가입자는 배기량과 사용 연수를 따져 차 건보료를 부담하고 있는데 이게 없어진다. 차량가액은 취득가액과 차량 경과 연수를 고려해 잔존가치를 따져 정부가 해마다 고시하고 있다. 지역 가입자 중 9만 6000세대가 차 건보료를 낸다. 월평균 2만 9000원 부담, 일부는 4만 5000원을 내는데 이게 없어진다.

당정이 이 같은 결정을 한 것은 신용카드 사용 확대, 현금 영수증 도입, 과세 기법 향상 등으로 지역 가입자의 소득 파악률이 과거와 크게 달라진 데다 은퇴자의 불만이 커진 현실 때문이다. 직장에서 퇴직한 후 지역가입자가 되면서 아파트 한 채, 중형차 한 대 때문에 직장인 시절보다 건보료가 더 많아 정부에 민원을 제기했다.

재산 건보료 인하와 차 건보료 폐지는 공정성을 중시하는 시대 흐름에 맞다. 반면, 정부의 건보료 수입 감소가 문제다. 지난해 지역건보료 수입은 9조 9000억 원으로 이 중 재산 건보료(차 포함)가 4조1000억 원으로 추정되낟. 이번 조치로 보험료 수입이 연간 9831억 원 줄어든다. 전체 건보료 수입(91조6000억원)의 1.07%가 없어지는 만큼 재원이 마련돼야 한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건보 재정은 올해 적자로 돌아서고 누적 적립금(25조 원)도 2028년에 고갈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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