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중동 지정학 리스크 고조, 유가·물류비용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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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해·중동 지정학 리스크 고조, 유가·물류비용 상승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4.01.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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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는 5일(현지시간)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등 영향으로 상승하고 있다. 홍해를 통한 수에즈 운하는 전 세계 무역의 12%를 차지하며 컨테이너선의 30%가량이 이를 통과한다. 후티 반군이 홍해를 지나는 선박에 공격을 가하면서 선사들이 홍해 운항을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물류차질과 물류비용이 오르고 있는 것이다. 하루 약 27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한 리비아 유전이 시위로 가동중단 된 것도 유가를 떠받쳤다. 일각에서는 러시아산 원유 수출 증가로 유가가 급등할 이유는 없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국제유가가 중동의 지정학리스크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후티 반군 헬리콥터가 홍해에서 '갤럭시 리더'호 인근을 비행 중인 가운데, 무장 요원들이 선상에서 이동하고 있는 모습. 사진=VOA
국제유가가 중동의 지정학리스크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후티 반군 헬리콥터가 홍해에서 '갤럭시 리더'호 인근을 비행 중인 가운데, 무장 요원들이 선상에서 이동하고 있는 모습. 사진=VOA

6일 미국 금융시장 전문 매체 마켓워치와 석유시장 전문 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 등에 따르면, 5일(현지시각)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유(WTI) 2월 인도분은 전거래일보다 2.2%(1.62달러) 오른 배럴당 73.81달러에 마감했다.  WTI의 종가는 지난해 12월27일 이후 최고치였으며 이번 주에만 3% 이상 올랐다.

영국 ICE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 3월 인도분은 전날에 비해 1.5%(1.17달러) 상승한 배럴당 78.76달러에 거래됐다.

국제유가가 상승한 것은 예멘 반군 후티의 공격에 결국 세계 2위 해운업체인 덴마크의 머스크해운이 국제 교역의 주요 항로인 홍해 운항을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하면서 물류 우려가 다시 강화된 때문으로 분석된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중동의 긴장이 유가를 떠받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공격을 멈추기 전까지 이스라엘로 향하는 모든 선박을 국적에 관계 없이 공격하겠다고 경고하고 컨테이너선에 대한 기관총과 드론 공격, 순항미사일 공격을 가하고 있다.

머스크는 이날 홍해 운항을 중단하고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을 도는 항로로 대체한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홍해 상황이 매우 불안정하며 수집할 수 있는 모든 정보에 따르면 안보 위험이 상당히 큰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달 15일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을 이유로 홍해 항행을 중단했다가 2주 만에 재개했으나 재개 직후인 같은 달 31일 컨테이너선 '머스크 항저우호'가 공격받아 홍해 운항을 다시 일시 중단했다.

독일 투자은행 코메르츠방크의 카르스텐 프리치 원자재 담당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중동 리스크가 급속하게 완화될 것이라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만큼 유가가 당분간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물류업체 OEC그룹의 마이크 지암브론은 홍해 지역의 불안에 더해 파나마 운하의 가뭄으로 전 세계 해운 시장은 '퍼펙트 스톰(최악의 상황)'을 만났다고 우려했다.

홍해를 통한 수에즈 운하는 전 세계 무역의 12%를 차지하며 컨테이너선의 30%가량이 이를 통과한다. 문제는 다른 주요 무역로인 파나마 운하는 가뭄 탓에 운행 선박 수가 제약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파나마 운하는 전 세계 해상 무역의 7%를 차지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물류업계가 4일 오전 10시 무역협회에서 홍해 해협 내 예멘 반군의 화물 선박 공격, 가뭄에 따른 파나마 운하 통항 제한 등 세계(글로벌) 해상물류 차질과 관련, 동향과 수출영향 등을 점검한 결과, 홍해 해협, 파나마 운하의 해상물류 차질로 선사들의 우회 항로 대체 등에 따라 운송 기간이 늘고 해상운임이 상승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홍해를 항해하는 컨테이너 선박. 사진=미국 CBS 유튜브 캡쳐
홍해를 항해하는 컨테이너 선박. 사진=미국 CBS 유튜브 캡쳐

1FEU(12m 컨테이너 한 개) 운송 비용은 부산-미국 동부의 경우 지난해 11월17일 2398달러에서 12월1일 2452달러, 12월15일 2744달러로에 이어 12월28일에는 3041달러로 폭등했다. 또 부산-유럽간 운송비용도 같은기간 1199달러, 1305달러, 1606달러, 2495달러로 지속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으로 촉발된 지역 긴장을 억제하기 위해 일주일 동안 중동을 순방하기 시작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 OPEC 산유국 연합체인 OPEC+(플러스)는 다음달 1일 올해 첫 장관급 회의를 갖고 하루 220만 배럴의 자발적 감산 이행 실적을 점검한다.

에너지 전문가이자 에너지아웃룩어드바이저스의 알하지 매니징 파트너는 마켓워치에  "보험료 상승과 유조선 우회에 따른 운송지연은 이미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면서 "러시아산 원유가 홍해에서 남쪽으로 가는한 유가가 현저하게 오를 이유는 없다"고 진단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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