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백복인 4연임 제동 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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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백복인 4연임 제동 걸리나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4.01.0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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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 펀드 FCP "사장 후보 평가단, 백 사장 연임에 유리" "재임 9년 동인 영업이익, 주가 17% 하락"

담배회사 KT&G가 차기 사장을 임명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간 가운데 싱가포르계 행동주의 펀드 플래시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가 KT&G 사장 선임 과정 형평성을 지적한데 이어 경영진 비리를 제보받는 제보센터를 카카오톡에 개설하고 압박에 나섰다.  FCP는 백복인 사장 쟁팀 9년 동안 매출액이 40% 늘었느나 주가와 영업이익이 17% 하락한 반면, 대표 연봉은 급증했다며 교체를 요구하고 있다. 정부가 주인없는 기업인 소유분산기업의 지배구조개선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행동주의 펀드의 등장으로 백복인 사장의 4연임 도전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사장선임 절차가 백사장의 연임에 유리한 과정이라는 FCP의 주장에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로 사장을 뽑겠다고 KT&G는 반박하고 있다. 

백복인 KT&G 사장(가운데)가 지난해 11월 1일 '글로벌 톱 티어 도약' 비전 이행과 전자담배 생산혁신 거점 구축을 위해 신탄진 NGP 공장 확장 기념식을 연 후 공장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KT&G
백복인 KT&G 사장(가운데)가 지난해 11월 1일 '글로벌 톱 티어 도약' 비전 이행과 전자담배 생산혁신 거점 구축을 위해 신탄진 NGP 공장 확장 기념식을 연 후 공장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KT&G

싱가포르계 행동주의 펀드 FCP는 지난 3일 입장문을 내고 KT&G의 사장 선임 절차가 '말장난 밀실투표'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사장 후보자 평가 주체(지배구조위원회·사장후보추천위원회·이사회)가 백 사장 임기 중 임명된 인사들이라며 그의 4번째 연임을 돕기 위한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FCP 관계자는 "과거 사례에 비춰 봤을 때 사외이사 전원 6인으로 구성될 사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배구조위원회와 같은 인적구성인 셈"이라면서 "이사회 역시 8인 중 6인이 사외이사로 구성돼 사외이사가 찬성하면 의결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FCP는 '밀실투표'를 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T&G 지배구조위원회 명단에는 백종수, 김명철, 임민규, 손관수, 이지희 등 5명의 사외이사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현 사외이사 6인 중 고윤성을 제외한 전원이 지배구조위원회 구성원이라고 FCP 측은 주장한다. 이들 사외이사 6명 임기는 2024년 정기주주총회일, 2026년 정기주주총회일이다. 백 사장 임기가 끝날 때까지 6명의 사외이사도 이사로 활동하는 만큼 연임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게 FCP 측 주장이다. 

이상현 FCP 대표는 "'연임 또는 세습'을 무리해서 추진하려다 자가당착에 빠졌다. 속 보이는 불공정 선임 과정에 어느 인재가 들러리를 감수하고 지원하겠느냐"며 공평한 절차로 바꿀 것을 요구했다.

싱가프로계 행동주의펀드가 KT&G 사장 선임과 관련해 카카오톡에 제보센터를 개설했다.사진=카카오톡 캡쳐
싱가프로계 행동주의펀드가 KT&G 사장 선임과 관련해 카카오톡에 제보센터를 개설했다.사진=카카오톡 캡쳐

FCP는 이어 8일에는 카카오톡에 익명 채팅방인 'FCP 제보 센터'를 개설했다.경영진의 뇌물과 청탁과 같은 비리 행위 등 과거부터 문제 제기된 내용에 대한 제보도 적극 받을 예정이다. KT&G 계열사와 임직원들로부터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의견을 구해 주주 활동에 반영할 계획이다.

KT&G로고. 사진=KT&G 유튜브 캡쳐
KT&G로고. 사진=KT&G 유튜브 캡쳐

KT&G는 10일까지 지원한 사외 후보자와 사내 사장 후보 심사 대상자를 함께 평가해 최종 차기 사장을 결정할 예정이다. 

백 사장의 연임 도전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 KT&G 사장 후보자 중 사내 심사 대상자는 지난 2020년부터 운영 중인 고위경영자 육성 프로그램 대상자와 백 사장이 포함된다. 그가 오는 3월 차기 사장으로 선임된다면 4연임, 12년 동안 사장직을 맡는다.

관련 업계는 백 사장의 연임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정부가 장기 연임에 대해 개선 시각을 드러내고 있는 데다가 최근 현직 사장을 우대하는 사내 규정을 폐지했기 때문이다. KT&G는 '현직 사장 우선 심사제' 폐지와 관련해 "새 사장 선정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KT&G가 현직 사장 우선 심사제를 폐지한 이유에는 정부 눈치를 봤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초 윤석열 대통령은 금융위원회 업무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소유분산기업의 지배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유분산기업은 소유지분이 잘게 분산돼 있어 주인이 없는 기업으로 KT&G를 포함한다.

KT&G 측은 FCP가 낸 입장문에 대해 주주들의 의견을 투명한 절차를 새 새 사장을 선임하겠다고 밝혔다. 임민규 KT&G 이사회 의장은 "KT&G 사장 선임은 모든 주주의 이익과 회사의 미래가치를 극대화한다는 원칙 하에 진행된다. 모든 과정에서 더욱 강화된 공정성, 객관성을 바탕으로 주주들과 소통하며 투명하게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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