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최대 전선사업자인 LS에코에너지(옛 LS전선아시아)가 국내 기업 최초로 베트남에서 네오디뮴 등 희토류 장기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네오디뮴은 전기차와 풍력발전기, 로봇 등에 사용되는 영구자석의 필수 원자재다. 전세계 공급량의 90% 이상이 중국에서 생산되며, 국내도 대부분 중국에서 완제품 형태로 수입한다.희토류는 네오디뮴 등 성질이 유사한 17개 화학 원소로 반도체, 2차전지,스텔스전투기 등 미래 산업에서 핵심 소재로 쓰이는데 중국이 공급시장의 약 80%를 장악하고 있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희토류 수입처 다변화하라는 점에서 의미있다.
LS에코에너지는 베트남 흥틴 미네랄과 희토류 산화물 구매 계약을 맺었다고 10일 밝혔다.
흥틴 미네랄이 정제한 네오디뮴, 디스프로슘 등을 국내외 영구자석 업체 등에 중개한다. 이들 희토류로 제조한 영구자석은 2차전지의 핵심 부품인 구동모터코어 생산 등에 사용된다. 네오디뮴은 t당 시장가격이 1억 원가량인 매우 비싼 희토류다.
LS에코에너지는 공급량을 올해 200t에서 내년부터 연 500t 이상으로 늘릴 예정이다.
이상호 LS에코에너지 대표는 "다른 광산업체들과 추가 계약을 통해 공급망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희토류 산화물 분리 정제 기술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계약으로 국내 기업이 처음으로 중국 외 다른 국가에서 대규모 희토류 공급망을 확보했다. 이로써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중국의 자원 무기화에 따른 충격을 완화할 것으로 전망된다.중국 상무부는 지난해 11월 희토류 수출 시 목적지 정보 등을 보고하도록 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희토류 채굴·정제 기술을 수출금지 목록에 추가했다.
LS전선 관계자는 "이번 계약은 LS전선의 희토류 밸류체인 구축의 시작으로서 의미가 있다"면서 "글로벌 영구자석 제조업체와 협력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설명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