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美 대만 총통 라이칭더 당선...양안 긴장 고조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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親美 대만 총통 라이칭더 당선...양안 긴장 고조될 듯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4.01.14 0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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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총통 선거에서 광부의 아들이 당선됐다. 바로 친중 독립노선의 집권 여당인 민주진보당의 라이칭더 당선자다. 그의 당선으로 민진당은 1996년 대만 총통 선거에 직선제가 도입된 후 처음 3연임에 성공했다.친중 독립노선의 라이칭더의 당선으로 중국과 대만의 양안관계 경색이 불가피해졌고, 미·중 주도권 다툼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 당선자가 13일 오후 유권자들에게 승리를 외치고 있다. 외치고 있다. 사진=대만중앙통신/타이완뉴스
라이칭더 대만 총통 당선자가 13일 오후 유권자들에게 승리를 외치고 있다. 외치고 있다. 사진=대만중앙통신/타이완뉴스

대만의 영어신문 타이완뉴스는 14일 대만 중앙선거위원회를 인용해 전날 치러진 총통 선거에서 라이 후보가 40.05%인 558만 표를 얻어 당선됐다고 보도했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친중(親中) 성향으로 양안관계 회복을 주요 선거 공약으로 내건 허우유이 국민당 후보는 33.49%를 얻었으며 커원저 민중당 후보는 26.46%를 기록했다. 

라이칭더 총통 당선자는 13일 "대만은 권위주의와 민주주의간 투쟁에서 민주주의 편에 섰음을 전 세계에 알렸다"면서 "대만 유권자들은 외세의 개입을 막기 위해 조치를 했고 그 결과는 대만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1994년 정계에 입문한 뒤에는 민주진보당 소속으로 4선 입법의원을 지냈다. 2010년부터 7년간 타이난시장을 맡았다. 2017년에는 국무총리에 해당하는 행정원장에 임명됐다가 2018년 11월 치러진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2019년 1월 사임했다. 이듬해 민진당 총통 후보 경선에 나갔지만 차이잉원에게 패했고, 부총통 후보로 러닝메이트가 됐다. 2020년 차이잉원이 총통 연임에 성공한 뒤로는 부총통으로서 차이잉원 2기 정부를 보좌했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 당선인은 1959년 신베이의 해안마을에서 광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대만대에 입학했다가 의사가 되기 위해 성공대 의대에 재입학했고, 졸업 후 내과의사가 됐다. 미국 하버드대에서 공공보건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번 선거결과와 관련해 대만의 중국 본토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MAC)는 중국을 향해 "선거 결과를 직시하고 압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MAC는 선거일인 지난 13일 발표한 논평에서 "대만이 총통선거를 순조롭게 마무리했다는 것은 대만 인민이 압박을 두려워하지 않고 민주와 자유의 가치를 수호하겠다는 결의를 드러낸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대만 담당 기구인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TAO)은 당일 밤 늦게 내놓은 성명에서 "이번 선거는 주료 민의를 반영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TAO는 "대만은 중국의 일부"라면서 대만은 수복해야 할 중국 영토의 일부라는 종래 주장을 거듭해 국제사회의 분노를 자아냈다.  

13일 선거에서 승리한 라이칭더 민진당 후보와 러닝메이트 샤오메이친 부총통 당선자가 오후 국제기자회견장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타이완뉴스
13일 선거에서 승리한 라이칭더 민진당 후보와 러닝메이트 샤오메이친 부총통 당선자가 오후 국제기자회견장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타이완뉴스

미국은 선거 결과를 반기면서도 중국과의 긴장 확대 가능성을 경계했다.현상유지를 원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양안관계에서 평화와 안정 유지를 약속한다"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미국은 '하나의 중국' 정책과 대만관계법에 부합해 오랫동안 이어온 비공식 관계를 심화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미국은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중국은 오는 3월 양회(兩會) 시기부터 라이가 취임하는 5월20일까지 경제·외교·군사 수단을 총동원해 대만 압박 수위를 높이며 길들이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특히 양안경제협력기본협정(ECFA)을 파기할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이 협정은 2013년부터 대만산 267개, 중국산 539개 품목에 무관세 혜택을 적용한 것으로, 협정 파기 시 대만경제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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