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가격' 하락에 엘앤에프 4분기·연간 '적자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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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가격' 하락에 엘앤에프 4분기·연간 '적자전환'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4.01.1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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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비엠, LG화학, 포스코퓨처엠도 부진...필수광물 메탈 가격 하락,재고평가 손실 급증

배터리 소재 양극재 기업 엘앤에프가 전방산업 둔화와 양극재 필수 금속 가격 하락 여파로 '어닝 쇼크'(실적 충격) 수준의 분기 적자를 내놨다. 중국과 유럽 일부 국가가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해 전기차 수요가 줄고 경기침체까지 맞물린 결과다. 이런 요인들은 당장 해소되기 어려운 악재인 만큼 실적 악화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에코프로비엠과 LG화학, 포스코퓨처엠 등 배터리 소재 기업들의 실적도 부진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엘앤에프가 생산하는 이차전지 양극활물질.사진=엘앤에프 유튜브 캡쳐
엘앤에프가 생산하는 이차전지 양극활물질.사진=엘앤에프 유튜브 캡쳐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엘앤에프는 지난해 4분기에 매출액이 크게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고  연간으로도 적자를 기록했다.

엘앤에프는 지난 15일 별도 기준으로 4분기에 2804억 2700만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잠정공시했다. 연간 영업이익도 2240억 5200만 원의 손실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4분기 매출액도 급감했다.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6468억 3500만 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47.2%(5778억 4900만 원) 감소했다. 연간 매출액은 4조 6000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18.4%(7138억 1900만 원)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와 2022년 연간 실적과 견줘 매출액은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적자 전한한 것이다. 2022년에는 매출액 3조 8872억 9000만 원, 영업이익 850억 8000만 원을 기록했다.  

엘앤에프는 실적악화의 주된 원인을 리튬가격 폭락에 따른 대규모 재고평가손실과 글로벌 전기차 숭료 둔화에 따라 연초 계획대비 20% 이상 감소한 판매 실적이라고 밝혔다.

엘앤에프는 평가손실 규모는 2503억 원이라고 설명했다. 제품과 반제품 평가손실이 900억 원, 원재료 평가손실이 1603억 원이다. 재고자산평가 전 영업이익은 262억 원이었다.엘앤에프 관계자는 "리튬 가격이 변동하지 않았다고 가정하면 지난해 예상 영업이익은 2000억 원을 웃도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차전지 양극재의 필수 금속인 리튬 가격은 폭락중이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양극재 핵심 소재 리튬의 ㎏당 시세는 지난 2022년 11월 571위안에서 지난해 10월 162.5위안, 이달 17일 86.5위안으로 급락했다. 7일 가격은 지난해 연평균 가격에 비해 63.38% 떨어진 것이다.

배터리 출력을 결정하는 니켈 가격도 거의 절반 수준으로 추락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되는 현금결제 즉시인도 니켈 가격은 지난 2022년 12월12일 t당 2만9310달러에서 17일 1만5765달러로 하락했다.

지난 3년간 중국내 탄산리튬(리튬 99.2%) 가격 추이. 사진=한국자원정보서비스
지난 3년간 중국내 탄산리튬(리튬 99.2%) 가격 추이. 사진=한국자원정보서비스

양극재 업계는 금속 가격을 판매가격에 연동한다. 판가는 양극재를 판매하는 시점 당시의 금속 가격에 따라 결정된다. 가격이 상승하는 시기엔 미리 저렴하게 구매한 금속 덕분에 수익을 극대화하는 '래깅 효과'를 얻는다. 반면 양극재 판매 시점의 금속가격이 급락할 경우 반대 현상인 '역래깅 효과'로 손해를 입는다. 

전방산업의 둔화가 실적 악화를 키웠다. 유럽과 중국을 중심으로 전기차 산업의 성장 속도가 과거보다 줄고 있다. 중국과 유럽 일부 국가는 지난해부터 전기차 보조금 혜택을 폐지했다. 소비자들이 내연기관보다 비싼 가격에 부담을 느끼고 전기차 구매를 꺼리고 있다. 완성차 업계가 시장 둔화를 이유로 재고를 줄이자 배터리 업계와 배터리 소재 업계로 실적 악화 도미노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엘앤에프 측은 "리튬 가격 하락에 따른 손실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협력회사와 협의해 구매량을 최소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존 고객사가 연말 재고 조정을 위해 구매를 축소했다"면서 "양극재 ASP(평균판매가격)가 하락했고 출하량도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국내 1위 양극재 기업 에코프로비엠 청주 오창 사옥 전경.  사진=에코프로비엠
국내 1위 양극재 기업 에코프로비엠 청주 오창 사옥 전경.  사진=에코프로비엠

국내 1위 양극재 기업인 에코프로비엠 등 다른 업체들도 적자전환한 성적표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NH투자증권은 에코프로비엠의 4분기 영업손실을 373억 원으로 추정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 하락한 1조2400억 원으로 전망됐다. LG화학의 양극재 사업 역시 적자를 피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신한투자증권의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추정액은 189억 원이다. 

양극재와 음극재 사업을 모두 하는 포스코퓨처엠도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극재가 판매 부진과 수율 부진을 겪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내화물 등 기초소재 사업의 안정된 실적이 양극재 적자를 상쇄해 전체 흑자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양극재 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까지 메탈 가격과 전기차 수요 부진이란 적자 원인을 제거하긴 어렵다"면서 "최근 리튬 가격 하락 속도가 둔화한 만큼 하반기 이후부터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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