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 공격에 많은 곡물 선박이 홍해 회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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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티 공격에 많은 곡물 선박이 홍해 회피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4.01.22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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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플러 홍해 우회 선박비율 25% →45%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의 하마스 공격 중단을 요구하며 홍해를 지나는 벌크 화물선과 컨테이너선을 공격하면서 많은 곡물 운반선이 홍해 항행을 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 2022년 하반기부터 흑해 항로로 지장을 받으면서 일어난 국제 곡물가격이 급등이 재발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홍해에서 후티반군의 탄도미사일 공격을 받은 마샬제도 선적 미국 벌크 화물선 '지브롤터 이글'호. 사진=마린트래픽
홍해에서 후티반군의 탄도미사일 공격을 받은 마샬제도 선적 미국 벌크 화물선 '지브롤터 이글'호. 사진=마린트래픽

영국 BBC방송과 로이터통신 등은 곡물 중개상들과 전문가들은 지난 며칠 동안 홍해 지역의 선박에 대한 공격으로 수에즈 운하를 이용하는 대신 희망봉 주변으로 우회하는 곡물 화물의 수가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입을 모으고 있다고 최근 전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화물선들은 유럽과 아시아 사이의 최단 운송 경로인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위험을 계속 감수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홍해와 아덴 만에서 공격으로 1월 상반기 수에즈 운하를 통한 밀 출하량이 50만t으로 거의 40% 감소했다.

데이터 제공업체이자 분석업체인 케이플러(Kpler)의 이산 바누(Ishan Bhanu) 수석 농산물 분석가는 "보통 한 달 동안 수에즈를 통과하는 약 700t의 화물 중 약 300만t이 우회됐다"면서 "“따라서 이번 주에는 홍해에서 이탈하는 수가 20%에서 45%로 급증했다"고 전했다.

그는 "약 100만t의 곡물을 운반하는 18척의 선박이 우회하는 것으로 추적했다"면서 "미국에서 중국으로 대두를 운반하는 한 선박이 이집트까지 갔다가 수에즈 운하에 들어가기 전에 방향을 틀었다"고 말했다. 

독일의 한 곡물 무역업자는 "지난 며칠 동안 방향 전환 횟수가 확실히 더 심각해졌다"면서도 "여전히 많은 수의 벌크선이 홍해를 통해 항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곡물 중개상들과 전문가들은 영미군이 주도한 예멘의 후티 반군 진지에 대한 공습에도 이란이 지원하는 후티 반군이 이번 주에 선박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은 곡물을 운반하는 벌크 화물선들이 홍해를 피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예멘 후티 반군은 지난 17일 미국 소유 벌크 화물선 MV 켄코 피카르디호를 공격했다. 후티 반군은 이보다 앞서 15일 오후 4시께 홍해를 지나는 먀셜제도 선적 미국 화물선 'MV 지브롤터 이글'호에 탄도미사일 공격을 가했다. 후티반군은 이보다 2시간가량 앞서 대함탄도미사일 1발을 남홍해 해운항로 쪽으로 발사했지만 불발돼 예멘 영토에 떨어졌다.

앞서 후티 반군은 지난 14일에도 남홍해에서 작전 중인 미 해군 구축함에 순항미사일 1발을 발사하는 등 최근 이 해역을 지나는 국제 상선과 함정들에 대한 공격과 위협 행위를 계속하고 있다.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공격을 멈추기 전까지 이스라엘로 향하는 모든 선박을 국적에 관계 없이 공격하겠다고 경고하고 11월부터 너비 32km의 좁은 수로인 밥엘만뎁 해협을 지나는 선박을 공격하고 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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