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미국 2023년 4분기 GDP 3.3%↑...경제연착륙 가능성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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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미국 2023년 4분기 GDP 3.3%↑...경제연착륙 가능성 높아져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4.01.2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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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주가·미국달러 가치 상승, 국채 10년물 하락...소비자심리 개선

미국의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연 3.3%로 집계됐다. 3분기(4.9%)에 비해 성장속도가 꺾인 것이긴 하지만 시장 전망을 크게 웃돌면서 미국 경제가 견고하다는 사실을 반영하고 있다. 12월 실업률은 3.7%, 소비자물가상승률은 3.4%에 그쳤다.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강도 금융긴축 정책에도 이정도 성장률이 나오면서 미국 경제가 연착륙에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미국 주식시장은 상승하고 국채금리는 하락했으며 미국달러 가치는 올라갔다.

민간소비와 정부지출 덕분에 미국 경제가 지난해 4분기 전분기 대비 연율 3.3%의 견실한 성장을 이뤘다. 미국 마트에서 소비자들이 농산물을 고르고 있다. 사진=AP/VOA
민간소비와 정부지출 덕분에 미국 경제가 지난해 4분기 전분기 대비 연율 3.3%의 견실한 성장을 이뤘다. 미국 마트에서 소비자들이 농산물을 고르고 있다. 사진=AP/VOA

미국 상무부는 25일(현지시각) 지난해 4분기 명목 국내총생산(GDP)을 전분기 대비 연 3.3%로 집계했다. 미국은 분기별 경제 성장률을 속보치와 잠정치, 확정치, 이렇게 세 번 발표햔다. 이번 통계는 첫 번째인 속보치다..

주목할 점은 4분기 GDP 속보치가 시장 전망을 훨씬 웃돌았다는 점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4분기 경제성장률을 2%로 내다봤다. 4.9% 성장 속도를 보인 3분기에 비해서는 성장세가 꺾였지만, 미국 경제의 놀라운 견고함을 반영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경제는 6분기 연속으로 연 2% 넘는 속도를 보이고 있다 . 2022년 1.9%의 성장률에서 2023년 2.5%로 뛰었다.

미국의 분기별 성장률 추이. 사진=경제분석국(BEA0
미국의 분기별 성장률 추이. 사진=경제분석국(BEA0

 

미국 경제를 이끄는 성장 동력은 강력한 민간소비와 투자였다. 소비는 미국 전체 경제의 70%를 차지한다.민간소비는 3분기 3.1%에 이어 4분기 2.8% 성장하면서 견실한 증가세를 유지했다.  상품(4.9→3.8%)이 내구재(6.7→4.6%) 주도로 증가세를 유지하였으며 서비스(2.2→2.4%)도 확대됐다. 개인소비의 성장 기여도는 3분기 2.11%포인트에서 1.91%포인트로로 조금 낮아졌다.

수출(5.4→6.3%) 증가폭이 수입(4.2→1.9%)을 웃돌면서 성장 기여도(0.03%포인트→0.43%포인트)로 커졌다. 

정부의 지출도 미국 경제 확장에 기여했다. 연방 비국방지출(4.6%) 주도로 3분기 5.8%→4분기 3.3% 증가세 유지를 유지했다. 주지방정부 지출(3.7%)이 정부지출을 주도했다. 성장 기여도는 0.99%포인트에서 0.56%포인트로 낮아졌다. 

민간국내총투자는 2.1% 증가했다.3분기 10%에 비해 성장세가 둔화됐으나 플러스 성장세를 유지했으며 재고투자가 예상을 웃돌았다. 성장기여도는 3분기 1.27%포인트에서 0.07%포인트로 낮아졌다.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률은 1.7%(전기비 연율)로 전분기(2.6%) 대비 둔화됐으며  근원 PCE 상승률은 2%로 전분기(2.0%) 수준 유지하고 예상(2.0%)과 부합했다. 

미국 2023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 결과. 사진=국제금융센터
미국 2023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 결과. 사진=국제금융센터

미국의 고용과 물가도 안정돼 있다. 

미국 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1월20일로 끝난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1만4000건으로 전주보다 2만5000건 증가했다. 20만 건의 신규 실업수당을 예견한 전문가 전망치보다는 다소 높은 수치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27만 개 새로운 일자리가 추가됐고, 12월 현재 미국의 실업률은 3.7%로 23개월 연속 4%보다 낮은 수준을 보였다. 이는 1960년대 이후 최장 기록이다. 

물가상승률도 계속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1일 노동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연간 상승률은 3.4%로 집계됐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목표로 하는 2%대보다는 높지만, 지난 2022년 6월 9.1%로 정점을 찍었을 때와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금융시장 반응은 좋았다. 주가는 성장률 결과 등으로 상승하고 국채금리는 하락했으며 달러화는 상승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은 0.5%,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6%,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2% 각각 상승했다.

10년물 국채금리(4.12%, -6bp(1bp=0.01%포인트))와 2년물 국채금리(4.29%, -9bp)는 하락했고  주요 6개 통화와 견준 미국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3.48로 0.2% 상승했다. 

미국인들도 미국 경제를 낙관하고 있다. 경제에 대한 소비자 심리는 낙관적인 편이다. 현재 소비자가 느끼는 생활형편과 가까운 미래에 대한 전망치를 보여주는 미시간대학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 1월 기준 13% 올라갔다. 2021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다만 40년 만의 최악의 인플레이션으로 재정적, 심리적 여파를 미국 유권자들이 여전히 느끼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미국 경기의 연착륙이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금융시장 참여자들은 Fed가 올해 금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아직 장담할 수는 없다.

국제금융센터의 박미정 부전문위원은 "예상보다 높은 성장률과 인플레이션 안정세 등으로 연착륙 기대가 강화됐으나 높은 재고 수준이 상반기 성장세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견실한 성장세로 Fed의 신중한 스탠스가 예상에 비해 장기화될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평가했다. 

국제금융센터의 정예지 연구원은 "4분기 성장률의 상방 서프라이즈에도 인플레이션 안정으로 시장의 조기 정책전환 기대가 강화되고 있으나, 견실한 성장세를 감안하면 올해 중반(6,7월) 피벗(금융정책전환)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한금융투자의 하건형 연구원은 미국의 4분기 성장률과 관련해 "고른 경기 개선 속 견실한 성장을 했다"고 평가했다.신한금융투자는 4분기 양호한 성장으로 미국은 지난해 연간 2.5% 성장하면서 2022년 (1.9%)보다 성장세가 개선된 것으로 분석했다. 

하건형 연구원은 "경기 회복세 확산으로 올해도 잠재성장률(1% 후반)을 웃도는 성장 세가 예상된다"면서 "확장 재정과 공급망 구축 관련 투자, 선제적으로 위축된 주택과 제조업 경기의 순환적 회복이 양호한 미국 성장세를 견인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경제전문매체 CNBC는 통상적으로 연준의 통화정책이 실제로 반영되는 '시차 효과'가 2년 정도 걸릴 수 있고, 이에 따라 향후 경기 둔화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물가상승률이 크게 둔화했음에도, 신종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3년 전과 비교하면 전체 물가가 약 17% 높아진 점도 간과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CNBC는 "낮은 저축률과 고금리 부채 속에서 미국 소비자들이 과연 얼마나 오랫동안 소비를 이어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중동 지역 불안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지정학적 문제와 34조 달러 규모의 미 정부 부채도 변수"라고 지적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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