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경기부양책, 미국의 지난해 4분기 성장률 등 수요 증가 전망
국제유가가 중동리스크 고조에 따른 공급 부족 염려 등으로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와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한 주 동안 6%대 상승률을 보였다.
이날 미국 선물시장인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3월 인도 선물은 전거래일보다 0.8%(0.65달러) 오른 배럴당 78.01달러로 마감됐다. WTI는 장중 78.21달러까지 오르면 지난해 11월 하순 이후 거의 2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WTI는 이번 주 동안 6.5% 올랐다. 주간 기준으로 지난해 9월 1일 주간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이다.
ICE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 3월 인도분은 1.4%(1.12달러) 상승한 배럴당 83.55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는 주간 기준으로 6.4% 올라 지난해 10월 13일 이후 최대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국이 주로 수입하는 중동 두바이유는 배럴당 81.67달러로 1.36달러 상승했다.
미국의 경제 성장률 호조와 중국의 경기 부양 조짐이 원유 수요 기대감을 높인 가운데 중동 리스크 고조에 따른 공급 우려가 지지력을 더하면서 국제유가는 2주 연속 상승하며 거의 두 달 만에 최고로 올랐다.
수요 측면에서는 세계 최대 석유 소비국인 미국의 국내총생산(GDP)가 지난해 4분기에 예상보다 높은 전년 동기 대비 3.3% 성장했다. 이번 주 초 미국 원유 비축량이 예상보다 크게 감소하면서 원유수요가 증가할 것임을 예고했다. 특히 오클라호마 쿠싱과 중서부 전역의 WTI 인도 지점 주변의 재고가 감소하면서 원유 선물 가격에 상승압력을 가했다.
중국이 은행 지급준비율(지준율)을 낮추며 시장 유동성 공급에 나서는 등 경기부양책을 발표한 것도 지난 이틀간 유가상승을 이끌었다.
공급 측면에서 후티반군의 홍해 선박 공격으로 공급차질 우려가 지속됐다. 후티 반군 대변인은 해군이 아덴만에서 마샬군도 선적 유조선 '말린 루안다'호에 미사일을 쏘아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또 후티반군은 아덴만에서 작전하는 미해군 구축함 '카니(DDG-64)'에 대함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으며 카니함이 함대공 미사일로 요격했다. 카니함은 지난해 10월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침공한 이후 후티군이 쏜 드론과 미사일들을 SM-2 대공미사일로 격추했다. 후티군이 미국 전함을 직접 표적으로 삼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양측간 갈등 수위가 더 높아질 것임을 예고한다.
우크라이나군의 드론이 러시아 남부의 수출 항구 정유 시설 공격을 감행한 것도 공급 차질 가능성을 높였다.
미국의 유전지대인 노스다코다주의 혹한으로 미국의 원유 공급이 감소한 것도 유가 상승에 일조했다.
그러나 미국의 유전 정보서비스 업체 베이커 휴즈에 따르면 이번 주 미국에서 석유 채굴 장치가 2개 늘어난 499개로 집계된 것은 미국의 원유생산량이 역대 최고치를 이어갈 것임을 예고한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3월이 아닌 5월에 금리 인하를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은 유가상승을 제한했다.
캐피털 어드바이저스의 제이 햇필드(Jay Hatfield) 최고경영자(CEO)는 "이번주의 원유 상승은 150년 사이에 가장 따뜻한 날씨 이후 정상의 겨울로 돌아온 것을 반영한다"면서 "따뜻한 날씨는 난방유 수요를 줄이고 원유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고 평가했다.
햇필드 CEO는 "캐피털 어드바이저스는 중국과 인도의 성장 개선,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생산억제정책의 지원을 받는 전세계 수급 부석을 기초로 올해 WTI 가격대가 배럴당 75~95달러가 될 것으로 예측한다"고 덧붙였다.
는 독립 석유 시장 분석가인 팀 에반스는 로이터에 "중국의 경기 부양책, 미국의 예상보다 강한 4분기 GDP 성장률, 미국 인플레이션 완화, 지속적인 지정학적 위험, 미국 원유재고 급감 모두가 결합되어 유가를 끌어 올렸다"고 말했다.
맥쿼리증권의 전략가들은 투자자 서한에서 "확전을 배제하면, 공급손실이 예상되지 않는 만큼 유가는 올해 1분기 동안 현재의 가격대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