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배럴당 100달러 시대 사실상 종료" 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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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배럴당 100달러 시대 사실상 종료" FT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4.01.31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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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증가 등 이유

국제유가 배럴당 100달러 시대가 공급증가 등으로 사실상 끝났다는 영국 경제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의 진단이 나왔다. 중동 분쟁에도 공급 우려가 제한돼 있다는 게 유가가 이미 정점을 지나고 있다는 증거 중 하나라고 FT는 주장했다. 미국의 휘발유 수요는 지난 20년간 8% 늘어나는데 그쳤고,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유가는 10년 전보다 낮은 수준이어서 FT의 주장은 상당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쟁 지속, 하마스의 편을 드는 예멘 후티반군의 홍해 상선 공격으로 유가는 상승흐름을 타고 있다. 

중동 분쟁에도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는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고 영국의 경제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사진은 프랑스 파리 근처 상 피아크레 유전의 오일 펌프. 사진=RT
중동 분쟁에도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는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고 영국의 경제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사진은 프랑스 파리 근처 상 피아크레 유전의 오일 펌프. 사진=RT

30일(현지시각) 선물시장인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3월 인도 선물은 전날에 비해 1.4%(1.04달러) 오른 배럴당 77.82달러에 마감됐다. WTI는 지난 5거래일중 4거래일간 올랐으며 올해들어 상승폭은 8.6%에 이르렀다.  영국 ICE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4월 인도 선물은 0.9%(0.73달러) 상승한 배럴당 82.56달러에 거래됐다.

국제유가는 중동을 둘러싼 지정학적 불안과 세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 등으로 상승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이후 중동에서 첫 미군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중동 긴장은 다시 고조되고 있다. 지난 27일 밤 시리아 국경과 가까운 요르단 북부 미군 주둔지 '타워 22'에서 친(親)이란 민병대의 드론 공격을 받아 미군 3명이 숨지고 다수가 부상했다. 백악관이 보복 의지를 천명하면서 중동 긴장은 고조되고 있다.

앞서 홍해로 이어지는 아덴만을 지나던 유조선이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이 발사한 대함 미사일에 피격됐다. 또 우크라이나군은 무인기(드론)로 크림반도의 주요 정유시설을 공격해 러시아의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전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한 점도 유가를 끌어올렸다.  IMF는 인플레이션 완화와 미국 등 일부 경제의 예상보다 강한 회복력을 근거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3.1%로 기존보다 0.2%포인트 상향했다. 

스위스 쿼트 은행의 아이펙 오즈카데스카야 선임분석가는 "지난주 유가가 배럴당 75달러를 돌파하고, 홍해 긴장이 고조되면서 유가가 위쪽을 향하고 있다"며 "특히 모두가 최근 공격에 대한 미국의 대응을 대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SPI 자산운용의 스티븐 이네스매니징 파트너는 "(아덴만에서) 러시아 유조선을 직접 공격한 것은 미국 전초 기지에 대한 테러 공격보다 원유 시장에 더 큰 의미가 있다"면서 "특히 홍해를 통해 러시아의 원유가 매일 170만배럴가량 이동한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할 이슈"라고 지적했다.\

후티 반군 헬리콥터가 홍해에서 '갤럭시 리더'호 인근을 비행 중인 가운데, 무장 요원들이 선상에서 이동하고 있다. 사진=VOA
후티 반군 헬리콥터가 홍해에서 '갤럭시 리더'호 인근을 비행 중인 가운데, 무장 요원들이 선상에서 이동하고 있다. 사진=VOA

그러나 영국 FT는 이날 원유 가격은 정점을 지났으며 원유수요는 지속하겠지만 공급이 비용을 상쇄할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았다. 지난해 10월 중동 분쟁의 격화 이후에도 선물 시장은 공급에 대한 아무런 걱정을 암시하지 않았으며 심지어 세계 최대 산유국인 중동의 사우디아라비아조차도 이 문제를 재고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사우디 에너지장관은 27일 국영 석유업체 아람코에 생산량을 하루 1300만 배럴로 하루 100만 배럴 늘리는 계획을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무엇보다 과거 유가 100달러대는 중국의 고성장을 반영했기에 가능했는데 중국의 자동차산업 구조 전환과 러시아 등의 양호한 원유공급 능력은 향후 수 년 동안 유가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FT는 전망했다.

둘째, 글로벌 기준유인 브렌트유 가격이다. 현재 배럴당 82달러인 브렌트유 가격은 세 자리 숫자(100달러) 한 참  아래에 있다.

셋째, 대규모 원유 다소비 국가들은 지난 10년 간 원유소비를 늘리지 않았다. 중국의 원유소비는 지난 20년 간 두 배 이상 증가했지만 미국의 휘발유 소비자는 8% 증가했을 뿐이라고  FT는 지적했다. FT는 특히 미국의 물가를 대리지표로 사용해보면 원유 실질가격은 지난 10년간 42% 하락했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폭발 성장한 2007년과 2011년 배럴당 100달러는 말이 됐다. 당시는 중국이 필요로 하는 원유와 금속, 농산물을 세계가 공급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국 경제가 바뀌고 있고 2025년 중국 신차 시장의 절반이 전기차가 될 것이라고 번스타인은 예상한다.   

공급능력은 충분하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은 향후 20~30년 동안 원유수요 증가분의 25%를 중국이 차지할 것으로 내다본다. 그런데 미국 투자은행 씨티은행에 따르면,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만해도 하루 약 400만 배럴의 공급 여력을 갖고 있다. FT는 "세계 잠재 공급은  최소한 내년 동안에도 유가 상승을 제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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