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또 '고용 서프라이즈'... 3월 '금리인하' 물건너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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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또 '고용 서프라이즈'... 3월 '금리인하' 물건너갔다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4.02.03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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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35만 3000명 증가...시장 예상치(18만 명)의 두배 수준...하나증권 6월 금리 인하 전망

미국이 1월 고용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수준의 일자리를 창출한 것이다.실업률은 지난해 12월과 같은 3.7%를 나타냈다.소비자신뢰지수도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경제가 견고한 일자리 시장을 바탕으로 활발한 경제활동을 보이면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르면 3월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는 실현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Fed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5.25~5.50%로 연속 네 번째 동결했다. 

미국은 경제지표 호조와  기업실적 호조 여파로 위험선호가 지속하면서 주가와 금리, 달러가치는 모두 상승했다.

미국의 고용시장이 2023년 12월에 이어 1월에도 '서프라이'를 달성했다.지난달 비농업부문 고용이 35만3000명 증가하면서 시장예상치 18만 5000명을 크게 웃돌았다. 사진은 취업 서류를 작성하는 모습. 사진=CNN 캡쳐
미국의 고용시장이 2023년 12월에 이어 1월에도 '서프라이'를 달성했다.지난달 비농업부문 고용이 35만3000명 증가하면서 시장예상치 18만 5000명을 크게 웃돌았다. 사진은 취업 서류를 작성하는 모습. 사진=CNN 캡쳐

2일(현지 시각) 미국 노동부 노동통계국(BLS)가 발표한 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비노동부문 고용은 월 전달보다 35만3000명 증가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18만 5000명의 두 배에 가깝다. 2023년 1월 48만2000명 증가한 이후 이후 1년 만에 가장 많이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12월 33만3000명 증가한 이후 2개월 연속 '고용 서프라이즈'다.

미국 실업률 추이. 올해 1월 미국의 실업률은 3.7%를 기록했다.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친 지난 20년 5월에는 13.2%로 최고치를 찍었다. 3억 3000만 명의 거대 인구를 가진 미국 경제 규모를 감안하면 이는 완전고용이라고 할 수 있다. 사진=미국 노동통계국(BLS)
미국 실업률 추이. 올해 1월 미국의 실업률은 3.7%를 기록했다.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친 지난 20년 5월에는 13.2%로 최고치를 찍었다. 3억 3000만 명의 거대 인구를 가진 미국 경제 규모를 감안하면 이는 완전고용이라고 할 수 있다. 사진=미국 노동통계국(BLS)

1월 실업률도 전문가 예상치인 3.8%보다 낮은 3.7%를 나타냈다. 실업률은 12월과 같다. 

시간당 평균임금은 전달에 비해 0.6%, 1년 전에 비해 4.5% 증가해 시장 예상치(전달 대비 0.3% 증가, 전년 동월 대비 4.1% 증가)를  크게 웃돌았다. 

고용지표 등에 미국 주가(S&P 500)는 1.1% 상승했고 주요 6개 통화와 견준 미국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103.05% 0.85% 올랐으며 시중금리의 기준이 되는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도 연 3.88%로 14bp(1bp=0.01%포인트) 올랐다.

미 노동부가 매달 발표하는 고용보고서는 경기 판단의 중요한 지표로 받아들여진다는 점에서 1월 통계는 큰 의미를 갇는다. 미국에서 일자리 증가는 곧 소비 증가로 이어진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쉽게 연다면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수 있다. 따라서 고용시장이 탄탄하다면 Fed는 물가안정을 위해 금리를 인상한다. 경기침체기에도 금리를 인하하기보다는 동결한다. 이번도 예외는 아니다. 시장이 기대인하는 예상보다 더 멀어질 수 있다. 일부 증권사들은 6월 인하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미국의 뱅크오브아메리카은행(BofA)는 미국 경제활동 둔화가 임박했다는 징후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고 캐나다 스코샤뱅크(Scotiabank)는 이번 고용 호조를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추정에 반영한다면 금리인하 가능성이 낮아지며, 호조 지속 시 금리인상도 배제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또 이날 미시건대가 발표한 1월 소비자신뢰지수는 79로 전월(69.7)과 시장 예상 (78.9)을 웃돌았다. 1년 후 인플레이션 기대는 지난해 12월 3.1%증가에서 1월 2.9% 증가로 하락했으며 5~10년 후 인플레이션 기대는 2.9%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미시건대는 이를 "소비자들이 한동안 인플레이션 둔화의 지속 여부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고 있었으나 이제는 계속 둔화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파월 의장은 지난달 3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나오는 지표를 보고 통화정책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사진=Fed 유튜브 캡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파월 의장은 지난달 3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나오는 지표를 보고 통화정책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사진=Fed 유튜브 캡쳐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지난달 31일 기준금리를 연 5.25~5.5%로 동결하면서 지표를 보고 정책을 결정하는 '지표 의존' 방침을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이날 고용지표와 소비자신뢰지수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를 보면 5월 미국의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는 시장에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더 꺾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파월 의장은 "앞으로 나오는 지표를 두고 금리 인하 시기를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2%)으로 지속 하락하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려면 연속되는 데이터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선언할 준비가 안 됐다"고 밝혔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전날 연례 기자 간담회에서 "중앙은행은 시장의 과도한 기대가 아니라 지표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면서 "미국의 금리 인하 시기는 매우 중요하다. 너무 빨라서도 안 되고 너무 늦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하나증권의 전규연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일 FOMC 분석 보고서에서 "Fed는 금리 인하와 관련해 새로운 가이던스를 추가했다"면서 "'인플레이션이 지 속적으로 2% 수준으로 움직인다는 더 큰 확신을 얻기 전까지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적절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명시하며 금리 인하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전규연 이코노미스트는 "파월 의 장은 3월 회의까지 물가 안정에 더 큰 확신을 얻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3월 금리 인하 가 연준의 베이스 시나리오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평가했다. 전 이코노미스트는 "하나증권은 올해 6월 금리 인하 시작 전망을 유지한다"고 강조했다. 

양적 긴축(QT)에 대해서는 전 이코노미스트는 "계획대로 잘 진행되어 왔고 이제 속도에 대해 고민할 시점이 왔다"면서 "3월 회의에서 심도 깊은 논의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속도조절은 단기자금시장의 충격 없이 Fed의 계획대로 자산 을 축소하기 위한 조치로 금리 정책과는 독립적인 통화정책 수단이기 때문에 원리상 이를 완화적으로 간주할 이유는 없다. 전 이코노미스트는 "속도조절과 금리 인하가 비슷한 시기에 이뤄지며 시장이 이를 보다 비둘기파적으로 인식할 가능성도 있어 이를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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