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커지는 'D(디플레)' 공포...1월 소비자·생산자 물가 동반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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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커지는 'D(디플레)' 공포...1월 소비자·생산자 물가 동반하락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4.02.08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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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올해 성장률 4.2% 전망...차이나데일리 약 5% 성장률 제시

중국의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소비자물의 지속 하락) 공포가 커지고 있다. 1월에도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가 동반하락했다. 소비자물가는 4개월 연속, 생산자물가는 16개월 연속 떨어졌다. 중국의 디플레이션은 중국의 교역 상대국인 한국에게는 수출기회 감소로 작용한다.

중국에서 물가가 하락하고 경제활동도 침체되는 디플레이션 공포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중국 허베이성 화베이지구의 신흥공지대인 스자좡 수퍼마켓에서 손님들이 과일을 고르고 있는 모습.사진=차이나데일리
중국에서 물가가 하락하고 경제활동도 침체되는 디플레이션 공포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중국 허베이성 화베이지구의 신흥공지대인 스자좡 수퍼마켓에서 손님들이 과일을 고르고 있는 모습.사진=차이나데일리

중국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16개월 연속 마이너스로 떨어지면서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공포'가 커졌다. 중국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4개월 연속 하락해 우려를 키웠다.

중국 국가통계국(통계청,NBS)은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에 비해 0.8% 하락했다. 이는 전월의 0.3% 하락보다 더욱 나빠진 것으로 2009년 이후 가장 낮다. 로이터통신 시장 전망치인 0.5% 하락을 크게 밑돈다. 중국 CPI는 지난해 10월부터 4개월 연속 하락세다. 전달에 비해서는 0.3% 상승하면서 지난해 12월의 0.1% 상승보도는 상승속도가 빨라졌다. 

중국 CPI는 지난해 7월 0.3% 하락하면서 2년 5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한 뒤 8월 0.1% 상승하며 반등했다가 다시 고꾸라졌다. 식품 물가가 5.9% 폭락하며 하락세를 이끌었다. 식품물가는 공급과잉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1년 전에 비해 17.5% 하락하면서 급등했다. 상품 물가는 1.7% 내렸고 서비스 물가는 0.5% 상승했다. 식품과 에너지를 뺀 근원 CPI는 전년 대비 0.4% 상승했다.

둥뤼쥐안 NBS 수석 통계사는 "지난해 1월엔 춘제(중국의 설) 연휴가 있어 비교 기준치가 높아 CPI 상승률이 둔화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년 동기 대비 2.5% 하락했다고 8일 밝혔다. 전달의 2.7% 감소보다 낙폭이  줄었지만, 2022년 10월 -1.3%를 기록한 뒤 16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PPI는 원자재와 중간재의 가격, 제품 출고가를 반영하는 만큼 경제 활력을 가장 잘 들여다볼 수 있는 선행지표다. PPI가 마이너스를 이어가면 디플레이션의 전조로 받아들여진다. 생산자들이 느끼는 물가가 마이너스가 되면 시차를 두고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도 떨어지게 마련이다. 

둥리쥐안 수석 통계사는 "글로벌 원자재 가격 변동폭이 컸고, 일부 산업이 생산 비수기에 진입하면서 영향을 받았다"면서 "1월 PPI는 전월 대비로는 0.2% 하락해 전월보다 하락폭이 0.1%포인트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 물가가 넉 달 달 연속으로 하락한데다 생산자물가 장기간 하락하면서 중국의 디플레이션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중국은 '위드 코로나'를 본격화하면서 기저효과 등으로 전년 대비 5.2%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는 부동산 경기 둔화와 지방정부 부채 문제, 소비 부진, 디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4%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30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서 올해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0월 전망(4.1%)보다 0.1%포인트 높은 4.2%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디플레이션 공포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스티븐 이네스 SPI 자산운용 매니징 파트너는 "내수 위축에 따른 디플레이션 염려가 여전하다"면서 "내수 경기를 부양하고  물가하락을 막기 위한 강력한 재정 정책 필요하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영자신문 차이나데일리는 지난 5일 '신중한 정책'이 중국 경제를 안정시킬 것이라는 낙관론을 폈다.사진=차이나데일리
중국의 영자신문 차이나데일리는 지난 5일 '신중한 정책'이 중국 경제를 안정시킬 것이라는 낙관론을 폈다.사진=차이나데일리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5일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인하해 약 1조 위안(약 186조 원)의 유동성 공급에 나섰지만,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는 5개월 연속 동결했다.

중국의 일간 영자신문 '차이나데일리'(중국일보)는 지난 5일 '신중한 정책이 중국 경제를 안정시킬 것'이라는 기사에서 낙관론을 폈다. 차이나데일리는 중국의 올해 성장률이 약 5% 이를 것이라면서 확장적 거시정책에 따라 소비와 자본이 GDP를 각각 3.6%포인트, 1.4%포인트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차이나데일리는 올해 CPI는 전년대비 1.3%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식품물가는 안정되는 반면, 서비스 물가가 상승하면서 물가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했다. PPI도 전년대비 1%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나증권 글로벌투자분석실의 김경환 팀장은 "올해 중국 성장률은 1분기를 저점으로 역U자형 반등을 보일 것"이라면서 "CPI는 2월부터 1%대 회복하고 PPI는 2분기에 플러스 전환이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김경환 팀장은 "성장엔진 측면에서 2024년 수출이 증가세로 전환하고 부동산과 가계 소비 충격이 축소될 것"이라면서 "3~5월에 공개되는 지난해 4분기 실적과 2024년 추정치의 하향조정 강도가 마지막 고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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