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후보에 '포스코맨' 장인화 전 사장
상태바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후보에 '포스코맨' 장인화 전 사장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4.02.08 1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8년 최정우 회장과 경합한 '포스코맨'...순혈주의 극복 과제로 남겨
CEO후추위 "핵심 사업 이해도 높고 명확한 비전 제시"...3월 주주총회서 의결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후보로 30년 포스코맨인 장인화(68) 전 포스코 사장이 확정됐다. 장 전 사장은 2018년 최정우 회장 선임 당시 막판까지 경합을 벌인 인물로 포스코에서 기술투자본부장, 철강부문장 등을 역임한 철강 전문가다. 장 전 사장은 내달 21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과반 지지를 얻으면 최정우 현 회장을 이어 제10대 포스코그룹 회장으로 취임한다.

포스코그룹이 철강에 주력한 포스코 출신을 차기 회장 후보로 선정하면서 이차전지·에너지보다는 철강에 더 힘을 쏟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는다. 다만 포스코 출신이 다시 차기 회장 후보에 오르면서 포스코가 '순혈주의'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소유분산기업인 포스코홀딩스의 최대 주주는 지분 6.71%를 가진 국민연금공단이다.소액주주 지분이 75%가 넘어 특정 주주의 영향력이 크지 않다.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 후보 이력 사항. 사진=포스코홀딩스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 후보 이력 사항. 사진=포스코홀딩스

포스코그룹 지주회사인 포스코홀딩스는 8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장 전 사장을 포스코그룹의 회장 후보가 되는 사내이사 후보로 선정하고, 오는 3월 정기주총에 추천하는 안건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포스코홀딩스 CEO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는 파이널리스트 후보자 6명을 대상으로 7~8일 심층 대면 면접을 실시해 임시이사회에 추천할 최종 후보자 선정 작업을 벌였다. 

6명은 장 전 사장을 비롯해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장, 전중선 전 사장,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이다. 장 전 사장이 2018년 최정우 회장과 경합한 인물이어서 최종 후보에 오르기 쉽지 않고 서울대 금속학과를 졸업하고 광양제철소장을 지내 포스코 내에서는 '성골'로 통하는 김지용 원장이나 경기고와 서울대를 졸업한 김대기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의 경기고 선배이며 정치권의 지지를 받는 권영수 전 부회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과는 의외였다. 장 전 사장도 김대기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 경기고 1년 선배이다.  

후추위는 장 전 사장에 대해 "미래의 도전을 치밀하게 준비하고 과감하게 실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그룹의 핵심 사업과 개선점에 대한 확실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미래 비전을 명확하게 실현해 낼 수 있는 최적의 후보"라고 평가하고 "장 전 사장이 글로벌 전략 구상과 함께 기술 중심의 혁신을 주도하고, 그룹 내부의 조직문화 개선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장 전 사장은 경기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서울대학교 조선공학과 학사와 석사, 미국 MIT 해양공학 박사를 취득했다. 그는 1988년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으로 입사한 후 RIST 강구조연구소장, 포스코 신사업실장, 철강마케팅솔루션실장, 기술투자본부장, 기술연구원장, 철강생산본부장 등을 역임한 철강 신사업 분야 최고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또 2018년 당시 사업형 지주회사 역할을 한 포스코의 철강부문장(대표이사 사장)으로서 신사업과 마케팅과 해외 철강 네트워크 구축 등 그룹 사업 전반을 경험했고, 미래 방향을 제시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노사관계에서는 사측 대표로 활동하면서 특유의 친화력과 현장 중심의 행보를 보이면서 화합의 리더십을 발휘하는 등 인자하고 넉넉한 성품으로 구성원들을 아우르는 덕장형 리더로 평가받았다.

2021년 3월부터 현재까지 포스코 자문역으로서 경영 현안에 대한 감각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강점이다.

장 전 사장은 포스코 재임 시절에는 AI(인공지능) 신기술을 이용한 제철소 스마트팩토리 체계를 구축해 국내 기업 최초로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의 '등대공장' 선정을 주도하며 그룹 핵심인 철강 사업 경쟁력을 강화시켰다.

신사업 부문에서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구조조정을 추진해 리튬을 포함한 양·음극재 중심으로 재편하며 이차전지소재와 원료 중심의 그룹 신사업 기반을 마련하는 데 기여했다.

포스코 CEO 후보추천위원회 주요 진행 경과. 사진=포스코홀딩스
포스코 CEO 후보추천위원회 주요 진행 경과. 사진=포스코홀딩스

박희재 후추위 위원장은 "장인화 후보가 저탄소 시대에 대응하는 철강 사업 부문의 글로벌 미래경쟁력 강화와 신사업 부문의 본원 경쟁력을 높이는 작업을 충분히 잘 수행할 것으로 후추위는 판단했다"고 밝혔다.

포스코그룹의 철강사업은 심각한 위기를 맞았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매출액 77조 1270억 원, 영업이익 3조 5310억 원, 당기순이익 1조 8460억 원을 달성했는데 전년에 비해 각각 9%, 27.2%, 48.2% 감소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이에 대해 "지난해 국내외 시황악화에 따른 철강 가격 하락과  친환경 미래소재 부문 실적 저조로 전년비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포스코의 철강 사업은 위기상태"라면서 "중국의 추격과 일본의 유에스스틸 인수가 보여주듯 내외부 도전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런 측면에서 신사업 역량과 철강 사업을 잘 아는 인물이 차기 회장의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