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디리스킹에도 중국 홍색 공급망 오히려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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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디리스킹에도 중국 홍색 공급망 오히려 확대됐다"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4.02.12 0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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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융센터 이슈 분석

미국이 최근 대중국 수입의존도를 낮추면서 위험을 관리하는 전략인 '디리스킹' 기조를 강화하고 있지만 중국의 '홍색 공급망'은 강화됐다는 국제금융센터의 분석이 나왔다. 홍색은 중국을 상징하는 색이다. 중국은 자체 첨단제품을 생산할 뿐 아니라 주요 첨단 원자재와 중간재 점유율도 높여가면서 미래산업에 대한 장악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국제금융센터는 글로벌 무역 위축, 공급망 훼손,물가상승 등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디리스킹 전략에도 중국은 생산기지 아세안 등지 이전과 첨단제품화 등을 통해 홍색 공급망을 오히려 강화했다는 국제금융센터의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중국 제조 2025를 통한 글로벌 지배력 확대를 나타낸 그래픽. 사진=원경기금회(프로스펙트 파운데이션)
미국의 디리스킹 전략에도 중국은 생산기지 아세안 등지 이전과 첨단제품화 등을 통해 홍색 공급망을 오히려 강화했다는 국제금융센터의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중국 제조 2025를 통한 글로벌 지배력 확대를 나타낸 그래픽. 사진=원경기금회(프로스펙트 파운데이션)

국제금융센터의 김기봉 책임연구원과 이친훈 신흥경제부장은 최근 발간한 '글로벌 공급망에서의 중국 역할변화와 영향'이라는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기봉 책임연구원 등은 최근 미국이 디리스킹 기조 등으로 대중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인도, 멕시코 등으로 수입을 대체하면서 중국의 생산기지 역할이 줄어들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고 운을 뗐다. 그 결과 미국의 대중 수입의존도가 급감하고 중국에 대한 미국의 외국인직접투자(FDI)도 제조업을 중심으로 8% 감소해 2005년 이후 최저인 80억 달러에 그쳤다고 이들은 분석했다.

미국의 대중 수입의존도는 지난해 11월 13%로 무역분쟁 이전인 2018년 7월 대비 8%포인트 하락한 반면, 멕시코와 베트남의 무역의존도는 각각 2%포인트 상승했다.특히 멕시코는 2022년 말 부터 수입의존도가 14%로 중국을 추월했다.

중국은 미국의 디리스킹에 대응해 아세안 등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고 우회무역을 시도하면서 미국의 무역규제를  회피하는 한편 원자재, 중간재 등의 독점을 통해 자체 첨단공급망을 구축한 결과 중국의 실질적인 공급망 영향력은 오히려 확대됐다고 국제금융센터는 평가했다.

중국은 미국의 규제에 대응해 아세안 등에 생산기지를 이전하고 첨단 제품을 생산해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상무부 등 9개 부처는 지난 7일 외국의 무역규제에 대응해 신에너지 분야 기업 지원을 천명했다. 중국 장쑤성 광저우의 전기차 공장에서 직원들이 로봇과 함께 작업하고 있다. 사진=글로벌 타임스
중국은 미국의 규제에 대응해 아세안 등에 생산기지를 이전하고 첨단 제품을 생산해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상무부 등 9개 부처는 지난 7일 외국의 무역규제에 대응해 신에너지 분야 기업 지원을 천명했다. 중국 장쑤성 광저우의 전기차 공장에서 직원들이 로봇과 함께 작업하고 있다. 사진=글로벌 타임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중국은 아세안, 멕시코 등 제3국에 제조업 공장을 설립한 뒤 고부가가치 부품을 수출·조립함으로써 공급망을 더욱 넓혀가는 양상인 '홍색공급망'은 확대됐다.  중국의 전체 FDI 중 아세안 비중이 제조업을 중심으로 2016년 6%에서 2022년 역대 최고치인 11%로 높아졌다. 수출품목도 기계·전자제품 등 정밀 품목 위주로 재편됐다.

중국은 또 첨단 공급망도 형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중국은 자체 첨단제품을 생산할 뿐 아니라 갈륨 등 주요 원자재와 중간재 점유율도 높여가면서 미래산업에 대한 장악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김기봉 책임연구원은 밝혔다. 

중국이 주요 50개 전략물자 중 30개 원자재를 장악한 가운데 중간재 생산  점유율도 40%에 육박하며 첨단투자 증가율도 2022년부터 일반투자를 3배 이상 웃돌기 시작했다고 김 책임연구원 등은 분석했다.

국제금융센터는 미국이 중국의 생산이전에 대응해 첨단규제를 더욱 정교화하는 한편 진영 간 대립도 무역 블록화 현상 등으로 심화되면서 아시아, 멕시코 등 여타국에 포괄적  피해를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2022년 미중 블록간 무역 감소폭(-4.9%포인트)이 블록 내 무역  감소폭(-1.1%포인트)을 크게 웃돌아 진영간 대립에 따른 무역 분절화 현상이  점차 심화될 소지가 있다고 이들은 내다봤다.

공급망 훼손 가능성도 제기됐다. 미중 기업 간 공급망 거리가 이미 1단계 가량 늘어난 가운데 올해 말 트럼프가 재당선될 경우 고율관세 뿐 아니라 투자 등에 규제를 추가하면서  생산 비효율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물가상승도 예상됐다. 이미 수출물가가 10% 이상 높아진 멕시코에 니어쇼어링에 따른  주문이 몰리면서 공급측면의 병목현상이 심화되는 동시에 주요국 수입물가도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국제금융센터는 내다봤다. 

중국의 제조업 생산량은 아세안의 6배, 멕시코의 20배에 육박해 생산을 대체하기 역부족이며 특히 멕시코 등은 부패와 운송 도난에 따른 공급 불확실성도 상당하다.  미국이 지난 5년간 중국의 수출품을 베트남, 멕시코 산으로 대체한 결과 베트남과 멕시코로부터의 수입물가를 각각10%, 3%씩 높여 미국의 물가상승에 일조했다고 분석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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