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쿠바 수교, 쿠바 '니켈' 활용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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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쿠바 수교, 쿠바 '니켈' 활용할 수 있나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4.02.1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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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와 최근 외교 관계를 맺은 쿠바가 이차전지 양극재 소재인 니켈과 코발트 주요 매장국이자 수출국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수교로 한국이 쿠바산 니켈과 코발트를 들여오거나 제3국 수출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쿠바산 니켈의 해외 수출에 특별한 규제는 없으나 미국의 대쿠바 제재 조치 중 '헬름스-버튼' 법에 따라 캐나다 셰릿(Sherritt사)를 포함한 총 40여 건의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소송 결과에 따라 실질 규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캐나다 셰릿과 쿠바의 제네랄 니켈의 합작회사인 쿠바 '모아' 니켈 공장 전경. 사진=셰릿인터내셔널
캐나다 셰릿과 쿠바의 제네랄 니켈의 합작회사인 쿠바 '모아' 니켈 공장 전경. 사진=셰릿인터내셔널

대통령실은 18일  '한-쿠바 수교에 따른 분야별 기대효과'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 제재 해제 시 신흥시장으로 부상 가능하다"면서 "특히 쿠바는 이차전지 생산에 필수적인 니켈과 코발트의 주요 매장지로서 광물 공급망 분야 협력의 잠재력이 크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또 "쿠바는 만성적 전력 위기 타개를 경제 회복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발전 설비 확대와 신재생 에너지 확대를 모색 중"이라면서 발전기·플랜트 등 에너지 분야에 강점을 가진 우리 기업들의 쿠바 진출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공적개발원조(ODA) 제공 등 개발협력 원조가 기대되고, 이와 연계한 통신·식량 분야 등의 분야에 진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세계 주요 니켈 생산업체인 캐나다 쉐릿인터내셔널(Sherritt International) 직원이 니켈 브리켓을 들고 있다. 쉐릿인터내셔널은 니켈이 전기차 혁명을 이클 금속이라고 주장한다. 사진=쉐릿인터내셔널
세계 주요 니켈 생산업체인 캐나다 쉐릿인터내셔널(Sherritt International) 직원이 니켈 브리켓을 들고 있다. 쉐릿인터내셔널은 니켈이 전기차 혁명을 이클 금속이라고 주장한다. 사진=쉐릿인터내셔널

대한무역투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쿠바의 최대 자원은 니켈과 코발트로, 2021년 기준으로 쿠바는 세계 6위의 니켈 생산국이다. 쿠바 내 최대 외국인 직접투자는 황화니켈(니켈과  코발트) 채굴사업에 집중돼 있으며, 니켈은 쿠바의 제1위 수출품목이다.

황화니켈의 연평균 생산량은 약 5만t 안팎으로  캐나다 셰릿인터내셔널(Sheritt International)과 쿠바의 제네랄 니켈(Generla Nickel) 합작회사인 모아 니켈(MOA Nickel)과 국영회사인 체게바라(Che Guevara) 등 2개 회사가 7대 3의 비율로 생산하고 있다. 모아니켈은 연간 니켈 3만5000t, 코발트 3800t을 생산한다. 이 곳에서 생산된 황화코발트는 캐나다 앨버타주 포트 서스캐처원에 있는 제련소에서 정련하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지난 2021년 쿠바의 니켈과 코발트 매장량을 각각 550만t, 50만t으로 추정했다. 이는 전 세계 매장량의 약 7% 수준이다. 반면, 쿠바 정부는 자체 조사에 따라 각각의 추정 매장량을 2300만t(세계 2위) 과 180만t(세계 3위)으로 평가하고 있다.

쿠바는제련과 정련 기술이 부족해 황화니켈 형태로 수출하고 있으며, 수출된 황화니켈은 제련과 정련 과정을 통해 각각 니켈과 코발트로 분리된다. 모아니켈의 생산량은 전량 캐나다로 수출되며, 체게바라의 생산량의 90% 이상이 중국으로 수출된다.

쿠바의 최근 연간 황화니켈 수출은 한때 총수출액의 60%까지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산업이었으나 국제 니켈가격의 하락, 생산장비의 노후화, 자연재해에 따른 시설 파괴, 미국 제재 강화 등으로 수출이 지속 감소하고 있으며 2019년 기준 총 수출액의 31.2%를 차지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되는 니켈가격은 지난해 2월21일 t당 2만660달러에서 16일 현재 1만6090달러로 하락했다.현재 가격은 지난해 연평균 가격에 비해 25.07% 낮은 수준이다. 니켈 가격 하락으로 캐나다의 퍼스트퀀텀미네럴스(FQM)이 호주 레이븐소프 광산 조업을 일시 중단했으며 호주의 BHP도 광산 조업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관심은 이차전지 배터리 강국인 한국이 쿠바산 니켈을 활용할 수 있느냐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등은 북미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는 중이다. 

미국의 대쿠바 제재 조치 중 '헬름스-버튼' 법에 따라 캐나다 셰릿(Sherritt사)를 포함한 총 40여 건의 소송이 진행 중인데 해당 소송 결과에 따라 실질적인 규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헬름스-버튼 법의 주요 내용은  쿠바 혁명정부가 몰수한 재산을 거래하거나 이를 통해 이익을 취하는 외국기업의 경영진, 주주와 가족의 미국 입국 금지, 1959년 쿠바 혁명으로 쿠바에 5만 달러 이상의 재산을 억류당한 미국인이나 미국기업이 쿠바에 투자한 외국기업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소송 허용,  쿠바 출신 미국인들이 과거에 소유했다가 쿠바 혁명정부에 몰수된 그들의 재산을 거래하는 제3국인을 대상으로 미국 연방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것 등이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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