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등기이사 복귀는 다음 기회에...현장경영 이어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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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등기이사 복귀는 다음 기회에...현장경영 이어갈 듯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4.02.20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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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다음달 20일 정기 주총...신제윤 전 금융위원장, 유명희 전 통상교섭본부장 사외이사 선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가 다음으로 미뤄졌다.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의혹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후 등기이사 재선임 전망이 나왔지만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는  다음 달 예정된 주주총회(주총) 안건에서 빠졌다. 현재 4대 그룹 총수 가운데 미등기임원은 이재용 회장뿐이다.이 회장은 그룹 총수로서 '현장 경영'에 집중하면서 미래 먹을거리 육성과 신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가 연기됐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가 연기됐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20일 이사회를 열고 주총 소집일과 안건 등을 논의하고 제55기 정기 주총을 다음 달 20일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주총 상정 안건은 재무제표 승인과 사외이사 신제윤(전 금융위원장)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조혜경(한성대 교수)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유명희(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정관 일부 변경 등이다.

최대 관심사인 이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 회장은 지난 2016년 10월 임시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됐지만,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경영 활동에 제약을 받아 2019년 10월 재선임 없이 임기를 마쳤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6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사업장을 찾아 5공장 건설 현장에서 관계자 브리핑을 듣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6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사업장을 찾아 5공장 건설 현장에서 관계자 브리핑을 듣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 회장은 지난 5일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과  회계부정 사건' 관련 모든 혐의에 대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후 등기이사 선임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검찰 항소로 사법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등기이사 복귀는 '시기상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지난 2022년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돼 이사회 복귀 길이 열려있었다. 더욱이  사법 리스크 부담을 던 이 회장이 등기 이사로 복귀해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뉴삼성' 구축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했다.

이 회장은 그동안 이사회 중심의 책임 경영을 강조했다.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도록 하고, 대표이사 또는 사내이사가 의장을 맡고 있는 경우 사외이사를 대표하는 '선임사외이사'를 뽑아 견제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한 게 그 예이다. 이 회장은 2022년 10월 회장 승진 당시 별도의 승인 절차가 필요 없음에도 이사회의 논의 절차를 거치도록 했다.  이사회 권한 강화에 대한 이재용 회장의 의지를 고려했을 때 사법 리스크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복귀가 이사회 운영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으로도 추측된다. 

이 회장은 앞으로 그룹 총수로서 책임 경영을 실천하면서 미래 성장을 위한 경영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장은 최근 국내외 사업장을 잇달아 방문하는 현장 경영을 하고 있다. 이 회장은 무죄 선고를 받은 직후 해외 출장길에 올라 말레이시아 삼성SDI 생산법인, 동남아 최대 규모의 IT 제품 매장 등을 점검했고 16일에는 미래 성장 동력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사업장을 찾아 "현재 성과에 만족하지 말고 더 과감하게 도전하자"고 독려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6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사업장을 찾아 ADC(Antibody-drug conjugate, 항체-약물 접합체) 제조시설 건설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6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사업장을 찾아 ADC(Antibody-drug conjugate, 항체-약물 접합체) 제조시설 건설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5공장 건설, ADC(Antibody-drug conjugate, 항체-약물 접합체) 경쟁력 확보, 투자 펀드 운영 등을 통해 미래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글로벌 톱 20 제약업체 중 14개 기업을 고객사로 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급증하는 고객 수요에 차질없이 대응하고 생산능력 초격차를 확보하기 위해 5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5공장의 생산능력은 18만 리터로 내년 4월 가동할 예정으로 있다. 

이 회장은 실적이 부진한 사업을 챙기는 동시에 미래 먹을거리를 발굴하기 위해 보폭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으로 2023년 연간으로는 매출 258조 9400억 원, 영업이익 6조 5700억 원을 기록했다. 4분기 매출액은 67조 7800억 원, 영업이익 2조 8200억 원의 실적을 올렸다. 

특히 지난해 4분기는 연말 성수기 경쟁이 심화되면서 스마트폰 출하량은 감소했지만 메모리 가격 상승과 디스플레이 프리미엄 제품 판매 호조로 전사 매출은 전분기 대비 0.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세트 제품 경쟁이 심화되고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 효과가 감소한 가운데 메모리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되고 디스플레이 호실적이 지속돼 전분기 대비 3900억 원 늘어났다. 반도체가 포함된 DS부문의 영업이익은 2조 1800억 원 적자였다.

2016년 국정농단 사태부터  9년째 발목을 잡고 있는 '경영 족쇄'가 약해진 현실에서 이 회장이 삼성전자의 실적을 회복시키기 위해 어떤 카드를 꺼내놓을지 이목이 쏠린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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