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고공행진 TCC스틸, 실적부진·순차입금이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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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고공행진 TCC스틸, 실적부진·순차입금이 변수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4.02.27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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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차전지주는 조정을 겪고 있지만 원통형 배터리 소재인 니켈도금강판을 생산하는 TCC스틸의 기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이 회사는 니켈도금강판 국내 시장을 독점하고 있고 원통형 배터리가 각광을 받아 주가가 고공행진 중이지만 실적부진·순차입금 증가 등 재무구조 악화 탓에 지속가능성은 낮아보인다.  

TCC스틸 로고. 사진=TCC스틸
TCC스틸 로고. 사진=TCC스틸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TCC스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전거래일에 비해 0.91% 오른 7만7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2조 368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초 이차전지 광풍이 불기 전 1만 원대 초반에 머문 주가에 비하면 7배 넘게 오른 셈이다. 시가총액도 1년 전 2500억 원 수준에서 8배 이상 불어났다. 

올들어 TCC스틸 주가를 끌어올린 주체는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다. 특히 기관은 올들어 6거래일을 제외하고 전부 순매수했다. 

TCC스틸이 생산중인 니켈도금강판을 사용한 원통형 배터리 캔. 사진=TCC스틸
TCC스틸이 생산중인 니켈도금강판을 사용한 원통형 배터리 캔. 사진=TCC스틸

TCC주가 급등은 '게임 체인저'로 원통형 배터리가 시장의 관심을 받은 덕분이다.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4680 배터리(지름 46mm, 길이 80mm)'를 양산하면서 주류로 떠올랐다. 4680 배터리는 기존 제품 대비 에너지 밀도는 다섯 배, 출력은 여섯 배 개선돼 전기차 주행거리를 최대 20% 늘릴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BMW 등 여러 완성차 업체도 원통형 배터리 장착을 선언했다. 

TCC스틸의 고객사인 LG에너지솔루션은 이르면 올해 8월 충북 청주 오창공장에서 4680 배터리 양산에 나선다. 이 제품은 테슬라 등에 공급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도 원통형 배터리 개발에 나섰으며 지난해 충남 천안공장에서 원통형 배터리 시제품을 생산했다. 이에 맞춰 TCC스틸은 니켈도금강판 생산능력을 연 20만t 수준으로 늘렸다.

원통형 배터리에 사용되는 니켈도금강판 국내 시장은 TCC스틸이 독점하고 있다. 동국산업 등이 니켈도금강판 개발에 나섰지만, 아직 시제품은 출시되지 않았다. 

문제는 실적이 부진하다는 점이다. TCC스틸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12억 5000만 원으로 잠정 집계해 14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에 비해 74.4% 급감한 것이다. 매출액도 8.8% 감소한 6244억 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371억 2900만 원 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2022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844억 원,439억 8000만 원이었고 순이익은 295억 6600만 원 흑자였다. 

회사 측은 "철강 시황이 둔화에 제품판매단가가 하락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감소했다"면서 "올해 니켈도금강판 관련 매출도 전방 업체의 수요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재무구조도 나빠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TCC스틸의 순차입금(차입금에서 현금을 제외한 금액)은 2519억 원으로 전 분기에 비해 9000억 원가량 늘었다. 순차입금비율도 94.19%에서 133.77%로 뛰었다. 순차입금이 늘면 이자 부담이 커진다. 지난해 8월 TCC스틸은 자사주 180억원 어치를 해외 기관투자자에 매각해 운영자금을 조달했다. 그런데도 부채가 3271억 9000만 원이나 된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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