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캐나다산 원유, 아시아 수출길 열린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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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캐나다산 원유, 아시아 수출길 열린다는데
  • 박고몽 기자
  • 승인 2024.03.05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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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부터 하루평균 89만 배럴 서태평양으로 송유

4월부터 캐나다산원(WCS,Western Canadian Select ,)의 아시아 '수출' 길이 열린다. 캐나다 내륙에 있는 유전에서 태평양 연안을 잇는 파이프라인 확장 공사가 곧 완료될 예정으로 있기 때문이다. 산유국 캐나다는 아시아 수출을 금고를 불리는 한편, 저품질 고유황 원유라는 태생의 한계 탓에 둘러쓴 '캐나다 디스카운트'라는 오명도 벗어던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호프와 칠리왝 간 프레이저 밸리에서 용접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에드먼턴과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버나비를 잇는 길이 1150km의 트랜스 마운틴 파이프라인 확장 공사가 한창 이뤄지고 있다. 사진=트랜스 마운틴 코프 홈페이지
호프와 칠리왝 간 프레이저 밸리에서 용접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에드먼턴과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버나비를 잇는 길이 1150km의 트랜스 마운틴 파이프라인 확장 공사가 한창 이뤄지고 있다. 사진=트랜스 마운틴 코프 홈페이지

캐나다 매체 CBC캐나다 등에 따르면,  캐나다 원유지대인 앨버타주의 에드먼턴과 태평양연안의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버나비를 잇는 1150km 길이의 트랜스 마운틴 파이프라인 확장 프로젝트가 마지막 규제 관문을 통과해 4월 개통을 앞두고 있다. 이로써 세계 4위 산유국인 캐나다가 역사상 처음으로 국제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트랜스 마운틴 파이프라인 지도. 사진=트랜스 마운틴 코프 홈페이지
트랜스 마운틴 파이프라인 지도. 사진=트랜스 마운틴 코프 홈페이지

트랜스 마운틴 파이프라인이 완공되면  캐나다 서해안으로 보내는 송유능력은 현재 하루 30만 배럴에서 89만 배럴로 대폭 늘어난다. 트랜스 마운틴 파이프라인은 쥐스땡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역점 사업으로 정치권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당초 올해 1분기에 완료될 예정이었지만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의 단단한 암석을 뚫는 굴착을 할 때 어려움에 봉착했다. 파이프라인 회사인 '트랜스 마운틴 코프'는 크기가 다른 파이프라인을 사용하려고 했지만 규제 당국은 품질과 안전을 위해 동일 규격을 사용하도록 요구했다. 회사 측은 지난해 12월 최악의 경우 사업이 2년 간 지연될 것이라며 당국에 재고해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트랜스 마운틴 파이프라인은 캐나다 연방정부가 킨더 모건 캐나다(Kinder Morgan Canada)에서 2018년 매입해 소유한 연방정부 자산이다. 캐나다 석유업계는 추가 수출 능력을 기대하면서 파이프라인 완공을 기대해왔다.

건설과정에서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원래 추정 건설비는 약 54억 달러였으나 가장 최근에는 309억 달러로 폭등했다.이에 대해 회사 측은 윤리규범 준수, 원주민 고용, 주주 약속, 코로나 19 팬데믹 등을 이유로 댔다.

캐나다 유전지대인 앨버타주 애드먼턴의 썬코어 정유공장 전경.사진=캐나다글로벌뉴스
캐나다 유전지대인 앨버타주 애드먼턴의 썬코어 정유공장 전경.사진=캐나다글로벌뉴스

WCS는  주로 서부 앨버타주에서 생산되는 원유를 말한다. 점성이 높고 유황성분이 많아 정제 비용이 많이 든다. 쉽게 말해 중질유·고유황유다. API 20도에 황함량 3.62%로 좋지 않은 원유다. 좋은 원유는 API 10에 황함유량 0.5%이하를 말한다. 이런 저품질에다 캐나다산 원유는 막대한 운송 비용, 제한된 구매자 풀 등 때문에 미국의 초저유황 경질유로 미국산 원유의 기준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에 비해 할인된 값이 팔리고 있다. 두 유종간 가격차를 '캐나다 디스카운트'라고 한다. 

최근 2년간 캐나다산원유는 WTI보다 배럴당 18~19달러 낮은 값이 거래됐다. 2018년에는 두 유종간 가격 차이가 배럴당 47달러까지 벌어진 적도 있다.

중개업체 칼록에 따르면, 앨버타주 하디스티의 4월 인도  WCS와 WTI 가격차는 지난 1일(현지시각) 배럴당 16.50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WCS 디스카운트는 배럴당 15~16.35달러 수준을 보였다. 지난해 말에 비하면 가격 격차가 좁혀진 것다.

에너지 상품 전문 컨설팅회사인 플랏츠(Platts)는 하디스티의 WCS와 미국 오클라호마주 쿠싱의 WTI간 가격차이를 7월 5일 배럴당 10.20달러에서 11월1일 24.95달러로 벌어진 것으로 평가했다.  '캐나다 디스카운트'는 통상은 미국 미드웨스트 정유소의 예방정비로 캐나다산 원유수요가 주는 가을에는 커지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캐나다 디스카운트는 생각만큼 크지 않았다. 캐나다산 원유의 수출 수요가 꾸준한 탓이었다. 플랏츠는 텍사스주 네달란드의 WCS 가격이 쿠싱의 WTI에 비해 7.90달러 할인된 것으로 평가했는데 이는 지난 7월6일 배럴당 1.85달러 디스카운트에 비해 커진 것이긴 하지만 '급격하게' 벌어진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트랜스 마운틴 파이프라인이 개통되면 캐나다산 원유의 아시아 수출길이 열리면서 수출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WCS는 '캐나다 디스카운트'라는 불명예도 던져버릴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싼 가격에 '독식'해온 미국의 반사이익은 줄어드는 반면, 캐나다는 원유수출로 막대한 돈을 벌 것으로 예상된다. 산유국 캐나다의 금고가 두둑이 늘어날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한다. 캐나다산 원유의 수요국으로는 아시아 국가가 꼽힌다. 세계 1위와 2위의 소비국인 중국과 인도가 우선 거론된다. 그 다음은 한국일까 일본일까?

몬트리올(캐나다)=박고몽 기자 clement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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