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백금은 왜 광택을 잃었나...가격 하락세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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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백금은 왜 광택을 잃었나...가격 하락세 지속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4.03.0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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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보급 확대로 휘발유 차량의 배기가스 촉매제, 화학사업과 유리산업 원료 등으로 쓰이는 산업용 금속이자 귀금속인 백금 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공급 부족 속에서도 하락한 백금 가격이 올들어서도 하락행진을 하면서 앵글로 아메리칸 플래티넘, 임팔라 플래티넘, 론민, 노릴스크, 시바니 스틸워터 등 광산업체들의 수익성도 악화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자동차 업체들이 값비싼 팔라듐을 백금으로 대체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실업자가 늘고 실업률이 뛰어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5월에 조기 금리인하에 나설 경우 백금 가격은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

스위스제 1kg짜리 팔라듐 바와 10온스짜리 백금 바. 사진=킷코닷컴
스위스제 1kg짜리 팔라듐 바와 10온스짜리 백금 바. 사진=킷코닷컴

9일 미국 금융시장 전문 매체 마켓워치와 경제전문 방송 CNBC 등에 따르면, 미국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 백금 선물가격은 8일(현지시각) 전날에 비해 0.67%(6.20달러) 내린 온스당 917.20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1월1일 출발가격 995달러에 비하면 8.78% 내린 것이다. 백금 가격은 지난 1년 간 4.79% 내렸는데 올들어서 하락세가 가속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백금은 농산물을 비롯한 다른 상품이 상승하고 심지어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의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했는데도 가격이 하락했다는 점에서 광산업체들과 시장 참가자들에게 큰 실망을 안기고 있다.

세계백금투자협회(World Platinum Investment Council,이하 WPIC)는 최근 펴낸 분기보고서에 서 세계 백금시장은 지난해 87만8000온스의 공급부족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41만8000온스의 공급부족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공급부족 규모는 협회가 통계를 작성한 2013년 이후 최대 부족 규모였다.

WPIC는 지난해 5월 보고서에서 지난해 연간 공급부족 규모를 3월 보고서 예측치 대비 77% 증가한 98만3000온스로 예상했다. 

WPIC는 "공적은 공급과 적은 수요로 부족 규모가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WPIC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백금 수요는 전년 대비 25% 증가한 800만 9000온스에 이른 반면, 공급은 2% 감소한 713만 1000온스에 그쳤다. 공급 규모는 2013년 이후 코로나 팬데믹 기간인 2020년에 이어 두 번째로 적은 것이다.

남아공 백금 생산업체 시바니스틸워터의 백금광산에서 광석들이 컨베이어 벨트로 실려나가고 있다. 사진=시바니스틸워터
남아공 백금 생산업체 시바니스틸워터의 백금광산에서 광석들이 컨베이어 벨트로 실려나가고 있다. 사진=시바니스틸워터

세계 최대 백금 생산업체인 앵글로 아메리칸 플래티넘의 지난해 백금족 금속 생산량은 380만6000온스로 전년(402만 4000온스)보다 줄었다. 올해 생산량은 더 줄어 330만~370만 온스 사이로 예상하고 있다.

WPIC는 세계 채굴 백금 공급량을 2023년 563만 6000온스로 정하고 올해 생산량을 548만9000온스로 예상하고 있다. WPIC는 올해 백금 수요가 16% 증가한 327만2000온스에 이를 것으로 내다본다.

에드워드 스털크(Edward Sterck) WPIC 조사부문이사는 올해는 채굴 공급과 재활용 공급 두 측면에서 리스크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백금 재활용은 지난 몇 년동안 계속해서 제약을 받아 지난해 재활용 백금은 지난 5년 평균을 25% 밑돈 것으로 스털크 이사는 평가한다. 백금 재활용 제약 요인은 수명이 다한 차량의 부족, 규제가 꼽힌다. 올해 재활용은 7% 정도 회복하겠지만 회복 시기와 크기에는 여전히 리스크가 있다고 스털크 이사는 지적했다.

백금 가격 반등을 막는 다른 요소들은 자동차 업체들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동안 쌓아놓은 다량의 백금 재고량이다. 자동차 업체들은 당시 코로나19로 자동차 업체들이 예정된 것보다 자동차 생산 수량을 줄였고 이어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을 하고 싶어도 못했다. 이러니 배기가스 저감장치 촉매제로 쓸 백금의 재고가 쌓일 수밖에 없었다. 재고 백금을 사용하다 보니 백금구매를 줄였고 시장의 열기는 식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재고추분이 막바지 단계라는 점이다. WPIC는 지난해 자동차 생산 증가, 하이브리드 차량 비중 증가에 힘입어 백금 수요가 16% 증가한 327만2000온스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하이브리드화로 차량당 들어가는 백금 사용이 증가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경차량과 대형차량에 대한 더욱더 엄격해진  배출가스 기준은 수요 증가를 견인했고 값비싼 팔라듐을 백금으로 대체한 물량이 66만9000온스에 이르렀다고 WPIC는 전했다. 백금의 팔라듐 대체는 2022년 39만1000온스에스에 근 두 배로 늘어났다. 6월 인도 팔라듐 선물 가격은  이날 기준으로 온스당 1042.40온 스로 백금에 비해 온스당 100달러 정도 비싸다.

WPIC는 올해 자동차 부문 백금 수요는 지난해보다 1% 증가한 329만7000온스로 둔화되겠지만 7년 사이에 최고치에 이를 것으로 내다본다. WPIC는 또 백금가격이 오를 여지가 있는 것으로 내다본다.

스털크 이사는 "보유 백금 재고를 축소하고 있는 자동차업체들은 머지 않아 재고처분을 완료할 것"이라면서 "더 빠듯해진 공급은 곧 백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임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광산 공급은 늘지 않을 것 같아 공급은  재고분에서 조달돼야 하지만 재고 공급은 중국에 집중돼 있어 전 세계가 얼마나 이용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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