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등 일본 기업 임금인상 러시...일본은행 정책전환 임박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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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등 일본 기업 임금인상 러시...일본은행 정책전환 임박했나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4.03.13 1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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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인 일본의 도요타자동차가 13일  25년 만에 최대 규모의 임금 인상을 결정하는 등 일본의 주요 대기업들의 노조 측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해 임금인상을 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일본 제조업체들의 임금인상을 보고 정책변경을 검토하겠다고 해온 일본 중앙은행 일본은행이 오는 18~19일 정례회의에서 통화 정책 수정에 나설 공산이 커졌다. 

세계 최대 자동차 업체인 도요타자동차가 13일 25년 만에 최대폭의 임금인상에 합의했다. 도요타자동차 창업주 4세인 도요다 아키오 사장. 사진=도요타자동차
세계 최대 자동차 업체인 도요타자동차가 13일 25년 만에 최대폭의 임금인상에 합의했다. 도요타자동차 창업주 4세인 도요다 아키오 사장. 사진=도요타자동차

경제전문가들은 BOJ가  지속 가능한 임금 성장과 물가 안정이라는 오랜 목표를 달성하고 2016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마이너스 금리의 종식을 위한 전제 조건으로 상당한 임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일본 경제신문 니혼게이자신문 등에 따르면, 도요타자동차는 이날 춘계 임금협상에서 근로자 월급을 최대 2만8440엔(약 25만3295원) 인상하고 역대 최대 상여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도요타는 1999년 이후 최대폭의 임금인상을 요구한 노동조합의 요구를 전액 수용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평가했다. 

닛산자동차도 월 평균 임금을 1만8000엔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현행 임금 제도가 도입된 2005년 이후 최대 인상 폭이다.

혼다자동차와 마쓰다는 지난달 이미 임금을 전년도보다 더 올려주겠다고 발표했다. 혼다는 노조 요구보다 높은 5.6%를 올려주면서 1990년의 6.2% 이후 가장 높은 인상률을 기록했다. 마쓰다도 노조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면서 6.8% 인상하기로 했다.

일본제철도 이날 기본급을 노조가 요구한 5000엔을 훨씬 초과한 월 3만5000엔을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제철의 정기 승급 등을 포함한 임금인상률은 14.2%에 이른다. 대졸 초임도 4만1000엔 오른 26만 5000원, 고졸 초임은 3만 엔 오른 21만 엔으로 각각 인상한다. 

철강 대기업 3사 중 고베제강소는 노조측이 요구한대로 월 3만 엔을 인상하기로 했다. 정기 승급분을 합친 임금 인상률은 12.8%에 이른다. 일철 등 철강 대기업은 그동안 2년에 한 번의 협상으로 2년분의 임금인상을 결정했다. 지난 2022년 춘계협상에서는 노조 측은 3500엔 인상을 요구했고 사측은 3000엔 인상으로 화답했다. 지난해에는 2000엔 인상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가 통화정책 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BOJ가 오는 18~19일 통화정책회의에서 통화완화 정책을 수정할 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재팬타임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가 통화정책 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BOJ가 오는 18~19일 통화정책회의에서 통화완화 정책을 수정할 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재팬타임스

이밖에 미쓰비시중공업, 가와사키중공업, 미쓰비시전기, NEC도 기본급 인상에 대한 노조의 요구를 완전히 수용해 월 1만3000엔서 1만8000엔 사이의 임금 인상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는 일본 노사 간 협력 관계의 오랜 특징인 연례 회담에서 나타난 중요한 변화으로 받아들여진다. 

앞서 자동차, 전자, 금속, 중장비, 서비스업 등 다양한 산업 분야의 노조가 모두 큰 폭의 임금 인상을 요구해왔다. 일본 최대 노동조합 단체인 렌고에 따르면, 일본의 주요 기업의 근로자들은 연간 5.85%의 임금 인상을 요구해 30년 만에 처음으로 5%를 넘어섰다. 

일부 분석가들은 올해 임금 인상률이 과거 4% 미만에서 5%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약 31년 만에 가장 큰 인상폭이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기자들에게 "임금 인상에 대한 강력한 모멘텀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강력한 임금 인상 모멘텀이 중소기업으로 확산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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