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서비스 물가 압력에 미국 2월 CPI 3.2%↑...조기금리 인하 물거너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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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서비스 물가 압력에 미국 2월 CPI 3.2%↑...조기금리 인하 물거너갔다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4.03.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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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고한 주거서비스 물가 압력에다 상품 디스인플레이션 종료 가능성 등으로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중앙은행 목표치(2%)를 크게 웃도는 3%대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 조기 금리인하론은 힘을 잃었다. 반면 미국 주가는 CPI 관련 불확실성 해소와 기술주 강세 등으로 상승했으며 국채금리와 달러화도 강세를 보였다.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전달에 비해 0.4%, 전년 동월에 비해 3.2%를 기록하면서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의 조기금리 인하론이 힘을 잃었다. 미국 마트에서 소비자들이 농산물을 고르고 있다. 사진=VOA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전달에 비해 0.4%, 전년 동월에 비해 3.2%를 기록하면서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의 조기금리 인하론이 힘을 잃었다. 미국 마트에서 소비자들이 농산물을 고르고 있다. 사진=VOA

미국 노동부는 12일(현지시각) 2월 CPI가 전달에 비해 0.4%,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종합물가에서 변동성이 심한 석유류와 식품을 뺀 근원CPI 물가는 전달에 비해 0.4% , 1년 전에 비해 3.8% 올랐다.

2월 CPI상승률은 1월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 3.1%)는 물론 경제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3.1%)를 웃돌았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1월(0.3%)보다 커졌고 전문가 예상치(0.4%)와 같았다. 근원 CPI는 전문가 예상치를 0.1%포인트 웃돌았다. 

에너지 가격이 소비자물가상승을 이끈 것으로 분석됐다. 에너지 가격(-0.9%→2.3%)은 휘발유 가격(-3.3%→3.8%)이 큰 폭 상승하여 5개월만에 오름세로 전환했다. 식품가격(0.4%→0.0%)은 상승폭을 축소했다.

근원 물가는 상품 가격(-0.3%→0.1%)이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으로 상승전환한 가운데 서비스 가격(0.7%→0.5%) 오름세가 둔화되면서 1월과 같은 상승폭을 유지했다.

신차(0.0%→-0.1%)가 소폭 하락한 반면 중고차(-3.4%→0.5%), 의류(-0.7%→0.6%), 의료기기(-0.6%→0.1%) 등이 재차 상승으로 전환했다.

임대료 오름세는 강화(0.4%→0.5%)됐으나 자가주거비(OER, 0.6%→0.4%) 상승세 둔화로 주거서비스(0.6%→0.4%) 상승압력은 약화됐다. 항공료(1.4%→3.6%) 등 대중교통(1.3%→2.3%) 요금 강세에도 의료서비스 (0.7%→- 0.1%), 자동차 수리(0.8%→0.4%), 퍼스널케어(0.7%→0.3%) 등 노동집약적 서비스 비용 하락으로 주거비를 제외한 근원서비스 오름세는 둔화됐다.

최근 3개월 미국 소비자물가 추이. 사진=국제금융센터
최근 3개월 미국 소비자물가 추이. 사진=국제금융센터

금융시장은 2월 CPI를 환영했다. 우선 미국 주가는 상승했다. CPI 관련 불확실성 해소에다 기술주 강세 등의 영향을 받았다.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은 1.1%,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6%,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5% 상승했다.

국채금리는 상승했다. 만기 10년물은 4.15%로 5bp(1bp=0.01% 포인트), 2년물은 4.59%로 5bp올랐다. 이는 Fed 물가목표 달성 지연 전망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됐다.

달러화는 금리인하 기대가 다소약화되면서 전날에 비해 0.1% 상승하는 소폭의 강세를 보였다.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이 반영하는 6월 금리인하 개시 확률은 61.8%에서 63%로 소폭상승했으며 연간 예상 인하폭은 당초 91bp에서 85bp로 축소됐다. 

신한투자증권의 하건형 연구원은 "재화와 서비스 부문 간 엇갈림을 지속했다"고 평가했다. 하 연구원은 "국제유가 상승에 에너지 가격 반등에도 식료품, 핵심 재화(식료품, 에너지 제외 재 화)는 보합 수준의 오름세를 보인 반면, 서비스는 여전히 타이트한 수급 환경을 시사한다"면서 "주거비와 비주거 서비스 모두 장기 평균 웃돈 상승세를 지속했다"고 분석했다.

하견형 연구원은 더딘 서비스 물가 안정은 타이트한 수급 환경 속에 양호한 경기 인식과 유동성 환경이 물가 하방 경직성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풀이하고 "럼에도 디스인플레이션 기조 유효. 연초 견조한 고용에도 고금리 부담 속에 임금 오름세는 약화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제유가가 박스권 등락을 이어가는 가운데 국제 곡물 가격 안정되는 등 비용 부담도 전반적으로 완화됐으며 통화완화 기대로 수요 증대가 동반되지 않는 한 물가는 점진적 안정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하 연구원은 재화 수요 회복이 나타나지만 물가 상승을 자극할 만큼 강력하지 않아 당장 재화발 물가를 고려한 정책 결정은 제한될 것이라면서 "2분기 서비스 물가에 따라 선제 금리 인하(6월)가 단행될지, 아니면 하반기로 연기될지 결정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국제금융센터의 박미정 부전문위원은 "주거비와 휘발유 항목이 월간 지수 상승의 60% 이상 기여한 가운데 기조적 물가 압력은 여전히 견고한 흐름을 보였다"고 평가했다.박미정 부전문위원은 "서비스 물가의 연초 가격인상 효과(January effect)는 대체로 완화됐지만 중고차 가격이 예상 밖으로 큰 폭 상승하면서 상품 부문의 디스인플레이션 견인력이 후퇴했다"고 강조했다.

국제금융센터의 정예지 연구원은 "연초 디스인플레이션 속도가 기대보다 저조함에 따라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Fed의 조기 금리인하에 대한 경계감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며 시장의 6월 금리인하 전망을 강화한다"고 평가했다.

정예지 연구원은 "일부 기관들은 3월 FOMC에서 근원 상품 디스인플레이션 종료 인식이 부각될 경우 점도표 상 금리인하 횟수가 기존 3회에서 2회로 조정될 가능성도 제기한다"면서 미국의 디스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어 다음주 FOMC에서 Fed는 더욱 신중한 정책 스탠스를 표명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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