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주머니 돈으로 김호연 빙그레 회장 배당금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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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주머니 돈으로 김호연 빙그레 회장 배당금 불렸다?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4.03.14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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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주당 2600원, 총 94억 원 챙겨...지난해보다 40억 원 늘어ㅏ

'메로나' '투게더' 등으로 유명한 빙과업체 빙그레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며 배당금을 대폭 늘렸다. 이에 따라 최대 주주인 김호연 빙그레 회장은 94억 원의 배당금을 챙긴다. 빙그레의 영업이익이 늘고 순이익이 증가해 주주에게 돌려주는 것이다. 그럼에도 제품 가격 인상으로 영업이익이 늘어난 것이어서 배당잔치가 결국 소비자 주머니에서 가져간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 같다.

아이스크림 명가 '빙그레' 로고. 사진=빙그레
아이스크림 명가 '빙그레' 로고. 사진=빙그레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빙그레는 오는 21일 연례 주주총회를 열고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 포함 재무제표와 연결재무제표 승인 등 안건을 처리한다. 이번 주총에는 주당 배당금 2600원을 승인한다. 

빙그레는 앞서 지난 4일 주주 대상 현금배당을 보통주 1주당 2600원으로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229억8868만2600원이며 시가배당률은 4.7%이다.

배당금 규모는  전년(1주당 1500원)에 비해 73.3% 늘어난 규모다. 역대 최대 실적을 냈으니 주주들에게 이익을 환원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빙그레의 지난해 매출은 1조3939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10%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123억 원으로 185.2% 늘었다. 빙그레의 연간 영업이익이 1000억 원을 넘은 것은 1967년 창사 이래 처음이다. 순이익은 235.7% 급증한 862억원으로 집계됐다.

빙그레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좋은 실적은 지난해 7~9월 폭염과 늦더위가 지속되면서 아이스크림 판매량이 크게 늘어나고 해외 사업 성장에 따라 매출이 증가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익 증가에 따라 배당금을 늘리면서 최대주주인 김호연 회장은 이번에도 제과·빙과업계 배당금 톱 자리를 지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호현 회장은 빙그레 발행 보통주 362만 527주를 보유하고 있다.지분율은 36.75%다.

김호연 회장이 받을 배당금은 94억 1337만 200원이다. 배당금 확대에 따라 전년(54억원)보다 40억 원쯤 늘어난 규모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제과·빙과업계 오너 중 가장 많은 배당금"이라고 전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오리온 오너일가인 이화경 부회장과 담철곤 회장은 오리온 지분을 각각 4.08%(161만3553주), 0.5%(19만7670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배당금을 각각 20억 원, 2억원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웰푸드 지분 1.93%를 가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5억원의 배당을 받는다. 롯데웰푸드의 주당 배당금은 3000원이다.

지난해에도 김호연 회장은 54억원의 배당금을 받으며 이화경 부회장(15억원), 담철곤 회장(2억원), 신상렬 전무(10억원) 등을 제치며 제과·빙과업계 배당금 1위 자리를 차지했다.

빙그레의 배당잔치를 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지난해 7~9월 폭염과 늦더위가 지속되면서 아이스크림 판매량이 크게 늘어 이익이 증가했다는 회사 측 설명에도 지난해 제품 가격 인상 영향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용산구의 한 대형마트 우유판매대에 진열된 빙그레의 가공유 '바나나맛 우유'. 농림축산식품부는 아이스크림 업계 대표 기업인 빙그레 논산공장을 방문해 물가안정을 위한 빙그레의 협조를 요청했다.사진=박준환 기자
서울 용산구의 한 대형마트 우유판매대에 진열된 빙그레의 가공유 '바나나맛 우유'. 농림축산식품부는 아이스크림 업계 대표 기업인 빙그레 논산공장을 방문해 물가안정을 위한 빙그레의 협조를 요청했다.사진=박준환 기자

지난해 빙그레는 주요 제품 중 하나인 '바나나맛 우유' 가격을 1700원에서 1800원으로 100원 올렸다. 2022년 11월에도 바나나맛 우유 가격을 1500원에서 200원 올렸다. 빙그레 아이스크림 '투게더'도 지난해 11월부터 판매가격을 9000원에서 9800원으로 9.8% 인상했다. 이 역시 2022년 말 7000원에서 9000원으로 올린 지 1년만에 40% 올린 것이다.

빙그레 관계자는 당시  가격 인상 요인에 대해 "원유가격과 설탕, 커피 등 원부자재 가격과 에너지 비용, 물류비용, 환율 등이 오르면서 상승해 제조원가가 급등한 것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영업이익률이 극히 낮아 이익 규모다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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