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금값유가 동시 상승...둘 중 하나는 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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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금값유가 동시 상승...둘 중 하나는 틀렸다?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4.03.30 1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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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증권, 금값은 조정가능성, 원유가는 완만한 상승세 전망

국제유가와 금 가격이 동시에 오르고 있다. 지정학 리스크부터 다양한 요인들이 원자재 가격 상승을 유도했지만 원유는 위험자산이고 금은 안전자산이어서 두 자산이 끝까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것인지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는 곧 향후 가격이 오를 것인 만큼 지금리도 투자에 나서야 하는 것이냐는 물음이다.

하나증권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와 금융시장은 미국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어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더 늘어나기 어렵고 단기 조정을 받을 수 있으며, 국제유가는 타이트한 공급 여건으로 완만한 상승 추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본다. 

순금 골드바와 매수 그래픽.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는 금값이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하나증권의 전망이 나왔다.사진=세계금협회
순금 골드바와 매수 그래픽.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는 금값이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하나증권의 전망이 나왔다.사진=세계금협회

하나증권의 전규연 연구원은 29일  '금값과 유가,  둘 중 하나는 틀렸다'는 제목의 원자재 레시피 보고서에서 이 같이 내다봤다.

28일(현지시각) 미국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 인도 선물은 전거래일보다 2.2%(1.82달러) 오른 배럴당 83.17달러에 마감됐다.
WTI는 지난 19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올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올 들어 WTI는 16% 이상 상승했으며 3월 들어서도 6% 이상 올랐다.

같은 시각 영국 ICE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6월 인도 선물은 1.8%(1.50달러) 오른 배럴당 86.91달러에 거래됐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제금값은 부활절 연휴를 앞두고 중동과 우크라이나의 지정학 리스크 등 영향에 상승세를 지속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6월 인도 금 선물은 전날에 비해 1.2%(25.7달러) 높은 온스당 2238.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중 일시 국제금값은 2246.8달러로 1주일 사이에 사상최고치를 다시 갈아치웠다.

금속시장 전문 매체 킷코뉴스에 따르면, 금값은 3월 한 달 9%, 1분기에 8% 각각 상승했다.

전규연 연구원은 우선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금 가격은 상단(2080 ~ 2220 달러)에 근접해 단기 조정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미국 금리 인하 기대,  지정학 리스크,  중국 가계의 금 수요 급증,  신흥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이 지속되면서 금값 상승을 이끌었으나 상승 추 세가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은 상존한다고 덧붙였다.  세계 경제의 분절화, 러시아 금융 제재 등으로 신흥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기조가 지속돼 금 가격 하단은 비교적 견조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미국 경제의 연착륙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연착륙이 현실화한다면 Fed는 상대적으로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해야 한다. 연내 세 번의 금리 인하는 이미 금 가격에 선반영돼 있고 현재 경기 상황을 감안하면 추가 금리 인하는 어려울 듯하다. 금 가격 상승을 이끌 수 있는 추가 동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 연구원은 강조했다.

물론 다른 의견도 있다. 덴마크 투자은행 삭소뱅크의 올레 한센(Ole Hansen) 상품전략부문 대표의 의견은 좋은 예이다. 그는 킷코뉴스에 금 시장은 추가상승 잠재력이 있다고 본다. 금값을 밀어올리는 것은 모멘텀만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포렉스라이브닷컴의 애덤 버튼 수석 외환 전략가는 킷코뉴스에 금값을 고점으로 밀어올리는 게 뭐든 상관없이 이번 상승은 랠리(장기 상승세)의 시작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이번의 조용한 랠리는 금 투자자를 아주 고무한다"면서 "이번은 소진된 상승 시장이 아니다. 금을 팔 때는 모든 사람이 금을 이야기할 때"라고 말했다. 

국제유가는 타이트한 여건에 완만한 상승 추세를 유지할  수 있다는 하나증권의 전망이 나왔다. 사진은 달러와 석유채굴기를 조합한 그래픽. 사진=한국석유공사
국제유가는 타이트한 여건에 완만한 상승 추세를 유지할  수 있다는 하나증권의 전망이 나왔다. 사진은 달러와 석유채굴기를 조합한 그래픽. 사진=한국석유공사

국제유가는 타이트한 공급 여건을 반영하며 완만한 상승 추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그는 유가는 배럴당 75 ~90달러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강제성이 없음에도 OPEC+ 산유국들이 자발적 감산 목표를 잘지키고 있고, 러시아가 2분기에 추가 감산을 단행하면서 공급 경계감이 유효하다고 전 연구원은 강조했다.

경기가 침체된다면 공급 감소의 영향력이 제한될 수 있지만, 견실한 미국 경제와 중국 원유 수입 물량 증가로 석유 소비 둔화가 완만하게 진행되고 있고 제조업 업황도 반등해 공급 우위 의 시장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 연구원은 예상했다.

물론 미국은 신규 유정의 생산성 향상, 미완결 유정의 완결유정 전환 등으로 셰일붐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미국 외에도 캐나다, 브라질 등 비 OPEC 국가들의 원유 공급이 늘어나 공급 부족 경계감을 일부 완화시켜 줄 것으로 전 연구원은 관측했다.

 또한 러시아의 감산에도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러시아 정제시설 타격이 장기화할 경우 원유 공급량이 되려 늘어날 수 있고, 지난 해 서방의 추가 제재로 인도 기업들이 러시아에서 원유 수입을 거절하고 수입처를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공급 차질에 대한 과도한 우려는 불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 연구원은 "OPEC+의 감산으로 OECD 석유 재고가 연말 까지 서서히 줄어들어 유가의 점진적 상승을 유도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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