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엔저' 달러당 152엔 돌파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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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엔저' 달러당 152엔 돌파 눈앞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4.04.04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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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엔화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현재 엔달러 환율은 1달에 151엔대 중반으로 34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일부 전문가는 미국과 일본간 금리 차이에 따라 연말 엔달러 환율이 140~150엔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엔화가치 하락은 일본 수출기업에게는 호재다. 반면, 수입 물가에 이어 국내 소비자물가를 올려 일본 소비자들의 실질 소득을 갉아먹는 요인이 된다. 디플레이션(저성장 속의 물가하락) 탈출을 노리는 일본 정부는 반길지도 모른다.

일본 엔화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일본 엔화 지폐. 사진=CNews DB
일본 엔화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일본 엔화 지폐. 사진=CNews DB
4일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조금 오르고 있다. 오전 8시30분 현재 엔화는 1달러에 151.60~61엔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전날 오후 5시에 비해 0.07엔 오른 것이다. 앞서  미국의 민간 고용이 18만4000명 늘면서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조사 결과가 3일 나오면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1.95엔까지 치솟았다.

엔달러 환율 상승은 미일간 금리 격차가 근인으로 지목된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5.25~5.50%인 반면, 일본은 제로 수준이다. 미국 경제는 제조업이 활황을 보이고 임금이 상승하면서 물가 상승세가 꺾이지 않아 긴축 고삐를 풀지 못하고 있다.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가 3일 발표한 3월 비제조업(서비스) 경황감지수는 시장 예상을 밑돌았다. 특히 기업이 조달과 물류에 지불하는 비용을 나타내는 가격지수가 내려가 인플레이션 둔화의 조짐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이사회(FRB)의 파월 의장은 이날 강연에서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자세를 다시 한번 보여주었다.그럼에도  최근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는 경기나 인플레이션 상황을 크게 바꾸는 것이 아니라는 인식을 보여줬다. 따라서 6월 이후 연내 3 차례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기대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5일 발표딜 미국 노동부의 3월 고용지표가 호조세를 보일 경우 엔화가치는 더 떨어지고 환율은 더 오를 수 있다. 일본 언론들은 달러당 152엔을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한다. 엔달러 환율이 152엔을 넘어서는 것은 1990년이 마지막이다.

일본 정부와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달러당 152엔을 ‘방어 라인’으로 정해 이를 넘을 경우 개입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본은행이 개입한다고 해도 일본 기업과 개인의 실수요에 따른 엔화 매도 압력을 낮출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본은 지난해 9조8000억엔 규모의 무역·서비스수지 적자를 기록했는데, 수입을 위해 달러를 사는 수요가 수출 대금을 엔화로 바꾸는 수요보다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엔 매수 개입 효과에 대해서는 회의의 목소리가 크다. 일본은행은 지난 2022년 10월 5조6202억 엔 규모의 엔을 매수했다. 1991년 4월 이후 최대였다. 그런데도 엔달러 환율은 1년여 만에 달러당 151엔대 후반까지 다시 떨어졌다.  

니혼게이자는 스테이트스트리트 은행 도쿄지점의 가이타 카즈시게 금융부장은 니혼게이자이에 "올해 엔달러 환율은 140~150엔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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