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브렌트 각86달러, 91달러 돌파...인플레 재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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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I·브렌트 각86달러, 91달러 돌파...인플레 재발?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4.04.0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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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20일 이후 최고가...석유회사 주가 상승에 증권사들 목표가 상향 중

국제유가가 중동리스크 고조 등의 영향으로 6거래일 연속상승했다.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86달러를 넘어섰고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는 91달러를  돌파했다.

미국 주요 은행인 뱅크오브어메리카는 수요증가에다 산유국들의 감산에 다른 재고감소로 2분기에 세계 원유시장 공급부족 규모가 45만 배럴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따라 유가 상승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속도로 유가가 오르면 국제유가 상승→수입물가 상승→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기준금리 인상→경기침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재발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국내 물가지표를 보면서 6월부터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피벗(정책전환)을 통해 통화 완화 사이클을 개시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지만 유가 상승은 이런 기대를 휴지조각으로 만들고 있다.

국제유가가 4일(현지시각) 중동 긴장 고조 등의 영향으로 상승 마감했다. 서부텍스사산원유(WTI)와 북해산 브렌트유는 지난해 10월20일 이후 최고가를 썼다. 미국 석유업체 옥시덴탈페트롤리엄의 주가는 이날 2.4% 상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옥시덴털 직원이 생산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옥시덴털
국제유가가 4일(현지시각) 중동 긴장 고조 등의 영향으로 상승 마감했다. 서부텍스사산원유(WTI)와 북해산 브렌트유는 지난해 10월20일 이후 최고가를 썼다. 미국 석유업체 옥시덴탈페트롤리엄의 주가는 이날 2.4% 상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옥시덴털 직원이 생산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옥시덴털

미국 금융시장 전문매체 마켓워치와 CNBC등에 따르면, 미국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WTI 5월 인도 선물은 전날에 비해  0.4%(0.32달러) 오른 배럴당 86.91달러에 마감됐다.

같은 시각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6월 인도 선물은0.6%(0.52달러) 상승한 배럴당 91.1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와 브렌트유 모두 지난해 10월20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으며 이번주에만 4% 이상 급등했다. CNBC에 따르면, WTI는 올들어 석 달 동안 약 21%,브렌트유는 약 18% 상승했다.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우선 이스라엘과 이란 간 충돌 가능성이 커지면서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스라엘의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 미사일 공격으로 중동 지역 확전 위기감이 커지면서 원유 공급 차질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란은 시리아 내 자국 영사관 폭격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고 강력한 보복을 예고했다.

이스라엘이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을 미사일로 공격해 중동 지역 확전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이란 대사관 건물에 암살당한 카셈 솔레이마니 장군의 사진이 걸려있다. 사진=예루살렘포스트
이스라엘이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을 미사일로 공격해 중동 지역 확전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이란 대사관 건물에 암살당한 카셈 솔레이마니 장군의 사진이 걸려있다. 사진=예루살렘포스트

이란의 이스라엘 외교관에 대한 공격 위협이 증가함에 따라 미국 전역의 이스라엘 대사관에 경계령까지 내려졌다. 이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내에 세 번째로 큰 산유국으로, 이란이 전쟁에 직접 개입할 경우 세계 원유 공급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둘째, 우크라이나가 드론으로 러시아 정유소를 공격하고 있는 점도 공급 부족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어게인 캐피털의 창립 파트너인 존 킬더프는 CNBC에 "현재 유가에 진짜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러시아 오일 인프라를 타격하는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이라면서 "러시아의 정유 인프라와 다른 인프라가 손상을 입었으며 이것이 러시아의 생산능력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킬더프는 "이번 전쟁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시장에서  실질적인 러시아 공급물량이 사라졌다"면서 " 바이든 행정부가 중단을 요청하고 있지만 그들은 멈추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셋째,여기에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OPEC 산유국 연합체인 OPEC+(플러스)는 3일 정례회의에서 감산정책을 유지하기로 결정했고 일부 산유국들은 하루 220만 배럴의 자체 감산을 유지하기로 하면서 유가를 떠받치고 있다.  

넷째, 미국의 고용지표 호조는 원유수요 증가 전망을 강화해 원유가격을 끌어올린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3월 고용통계에서 비농업부문의 고용자수가 전달보다 30만3000명 증가했다. 증가폭은 2월(27만명)과 다우존스통신이 집계한 시장예상치(20만명 증가)를 크게 넘어섰다. 반면 평균시급 상승률은 2월보다 축소됐다. 

미국 금융시장에서는 시장에서는 미국 경제가 연착륙해 원유수요를 증가시킬 것이라는 예상이 부각되면서 매수세가 강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유가 상승으로 석유 관련 업체들의 주가는 상승했다. 미국 석유메이저 쉐브런은 이날 161.6달러로 전날에 비해 0.57% 상승했고 엑슨모빌은 1.38%(1.65달러) 오른 121.37달러로 마감했다. 옥시덴털 페트롤리엄은 2.40%(1.62달러) 오른 69.25달러, 석유탐사 회사 마라톤오일은 0.71%(0.21달러) 오른 29.69달러에, 유전 정보서비스업체 베이커휴즈는 0.39% 오른 34.31달러에 한 주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 11개 업종 중 에너지 업종도 1.09%상승했다. 증권사들은 석유회사 목표가를 상향하고 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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