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비철금속 시장이 '구리의 시대'를 맞이했다. 경제의 바로미터여서 '박사금속'으로 통하는 구리의 몸값이 치솟고 있는 것이다. 파나마 최대 노천 광산 코브레파나마의 조업중단 등에 따른 공급 차질 우려, 세계 전기동 생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제련 업체들의 감산합의 등의 영향으로 구리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이런 속도라면 t당 1만 달러 시대도 열 수 있다. 구리 가격을 신동 판매 제품 가격에 반영하는 풍산은 호기를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석유산업 전문 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은 헤지펀드들의 자금 유입이 지속되며 구리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9일(현지시각) 진단했다.
두바이의 자우야(Zawya닷컴)에 따르면, 런던금속거래소(LME)의 구리 3개월 선물은 8일(현지시각) 장중 t당 9450달러로 지난해 1월 이후 14개월여 사이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구리 3개월물은 전거래일에 비해 t당 0.9% 오른 t당 941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LME의 현금결제 즉시인도 구리 가격은 t당 9301달러를 나타냈다. 선물에 대한 현물 가격차(디스카운트)는 이날 t당 127달러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중국 상하이선물거래소에서 산업용 금속들의 가격도 올랐다. 중국은 지난주 목요일과 금요일 휴장한 후 월요일 첫 거래를 시작하면서 LME 비철금속 가격 상승분을 반영해 역대 최고치로 뛰었다. 지난주 LME의 구리 가격은 중국 제조업 지표 개선, 미국과 유럽의 금리 인하 전망 등의 영향으로 5.2% 상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상하이선물거래소에서 거래가 가장 활발한 구리 5월 인도 선물은 전거래일에 비해 2.6% 상승 마감했고 알루미늄은 1.6% 올랐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유럽의 제조업 데이터 개선에 힙입은 가운데 헤지펀드 투자 자금 유입으로 강세 모멘텀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한 트레이더는 "현재 상품시장에 펀드 자금유입이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정확히 말하면 유럽 최대 공업국인 독일의 제조업 지표 개선으로 구리 수요가 늘 것이라는 관측에 따라 가격이 올랐다는 분석이다.
독일의 2월 산업생산은 전달에 비해 2.1% 증가했다. 이는 건설부문의 강한 실적 덕분이었다. 전문가들의 예상치 0.3% 증가를 훌쩍 뛰어넘었다.
박태정 기자 ttchung@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