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불안에 한은 기준금리 또 동결... 연 3.5%에 10차례 연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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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불안에 한은 기준금리 또 동결... 연 3.5%에 10차례 연속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4.04.12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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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열 차례 연속 연 3.5% 수준으로 묶었다. 불안한 물가 탓이다.

한은은 12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현재 연 3.5%인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금통위원 전원일치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월22일 통화정책방향 관련한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월22일 통화정책방향 관련한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한은은 지난 2021년 8월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0.25%포인트(P) 올린 이후 10차례에 3%P 빠르게 인상하다가, 지난해 2월부터 금리 인상 행진을 멈췄다. 이번까지 총 열 차례 금리를 동결했다.

한은은 회의후 배포한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물가상승률이 둔화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높은 수준이고 주요국 통화정책과 환율 변동성,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양상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도 여전히 큰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고 대내외 정책여건을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았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앞으로 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 2월 전망경로에 부합하는 둔화 추세를 이어가면서 금년말에는 2%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양상과 국제유가 움직임, 농산물가격 추이 등과 관련한 전망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소비자물가 전망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물가가 목표수준으로 수렴할 것으로 확신하기는 아직 이른 상황"면서 "따라서 이러한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변동 추이.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 기준금리 변동 추이. 사진=한국은행

금융시장에서는 한은이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최근 소비자물가가 3%대로 뛰는 등 물가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는데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도 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주거비와 에너지 가격 상승에 전년 동월 대비 3.5%, 전달대비 0.4% 상승했다. 2월 CPI 상승률(3.2%) 대비 크게 오른 데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전년 동월비 3.4%, 전월비 0.3%)를  웃돌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8%, 전월 대비 0.4% 각각 상승해 모두 전문가 예상치를 0.1%포인트 웃돌았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이 FOMC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Fed 동영상 캡쳐
제롬 파월 Fed 의장이 FOMC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Fed 동영상 캡쳐

Fed는 지난달 19∼20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했다. 파월 의장은 3월 회의 후 회견에서 "우리는 지난 2개월(1∼2월)간 울퉁불퉁한 인플레이션 지표를 봤다. 앞으로도 울퉁불퉁한(bumpy) 여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중동에서 이스라엘·이란 간 군사 갈등이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까지 배럴당 90달러대로 뛰었고, 100달러 돌파 전망까지 나오면서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 가계부채 관리도 해야 한다.

원달러 환율도 17개월 사이  최고치인 1364원으로 뛰면서 물가 불안을 심화시키고 있다. 고환율은 수입 물가를 통해 국내 물가를 높인다. 고금리에도 미국 경제가 활황을 지속하면서 달러와 원화 가치 차이가 점점 더 벌어지면서 환율 상승을 재촉하고 있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지난 2일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생활물가가 높은 오름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물가 전망 경로상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면서 "물가 목표 수렴에 확신을 갖기 위해서는 향후 물가 추이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물가 2%를 목표로 한다.  우리나라 소비자물가는 2월(3.1%)과 3월(3.1%) 두 달째 3%대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1월(2.8%) 반년 만에 2%대로 내려왔지만, 농산물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반등한 것이다. 다음 기준금리 결정 회의는 5월 23일이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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