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강세 연말까지 간다...환율1400원 넘어 1440원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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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강세 연말까지 간다...환율1400원 넘어 1440원 전망도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4.04.15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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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에 고물가,한은의 딜레마 가중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환율이 달러당 1384원을 돌파하면서 달러 강세가 연말까지 지속돼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에 이를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성이 있다는 증권사 진단이 잇따라 나왔다. 그러나 환율이 1400원대를 지속할 가능성은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저성장 속에 물가를 안정시켜야 하는 한국은행의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원달러 환율 상승과 국제유가 상승이 맞물리면서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물가상승세가 지속되면서 미국 중앙은행이 금리인하를 연기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사진은 달러와 석유채굴기를 조합한 그래픽. 사진=한국석유공사
원달러 환율 상승과 국제유가 상승이 맞물리면서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물가상승세가 지속되면서 미국 중앙은행이 금리인하를 연기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사진은 달러와 석유채굴기를 조합한 그래픽. 사진=한국석유공사

환율이 오르면 수입물가를 자극해 국내 물가상승으로 이어지며 중앙은행이 물가 안정을 위한 금리인상을 단행하는 빌미를 제공한다. 환율상승은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 등 중동의 지정학 불안정성 증가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과 맞물리면서 '물가 불안'을 낳을 첫 번째 요소로 꼽힌다.

하나증권 전규연 연구원은 15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되는 과정 속에서 외환시장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으며, 특히 4월은 외국인 배당금 역송금 수요로 계절상으로 달러 유출 가능성이 높은 달이기 때문에 상단을 높여 잡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투자증권의 문다운 연구원도 최근 환율상승 속도를 고려하면 다음 유의미한 상단은 '빅피겨' 1400원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신한투자증권의 김찬희 연구원도 지난 12일 원달러 환율은 2023년 이후 상단 저항선 역할을 한 1300원 중반을 상회하며 1400원선에 다가 서고 있다면서 여러 가지 요인이 맞물려 상승 압력이 가중됐다고 평가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에 비해 0.04%(0.50원) 오른 달러당 1385.50원을 기록했다.

하나증권 전규연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15일 종가 기준으로 1차 저항선인 1380원을 넘어선 만큼 단기로는 1400원대 진입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 연구원은 또 계절적 상승 요인이 해소된 뒤에도 유럽중앙은행(ECB),잉글랜드은행(BOE) 등 주요국들의 금리 인하가 독립으로 시행되는 가운데 미국 Fed의 금리 인하는 3분기로 밀리고 금리 인하 횟수가 2회로 제한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연말까지 우상향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오는 4분기 미국 대선 경계감도 유효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 연구원은 분기별 평균 환율을 1분기 1329원, 2분기 1360원, 3분기 1365원,4분기1375원, 연평균 1357원 안팎으로 상향조정했다.

신한투자증권의 김찬희 연구원은 미국의 6월 금리 인하가 불투명해진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주 회의에서 6월 인하에 무게를 둬 미국과 비미국 간 펀더멘탈 격차를 재확인했다면서 미국의 수요 둔화 또는 제조업 중심으로 비미국의 수요 개선이 확인되기 전까지 강 달러 압력이 유지될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찬희 연구원도 4월이 계절상 배당금 역송금 수요가 상존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외국인 배당금 지급액이 가장 큰 삼성전자는 1조 1000억 원(19일), 기아는 9000억 원(15일), 현대차 7000억 원(19일) 등 4월 3~4째주 일정이 집중돼 있다. 외국인들의 역송금 수요에 따른 달러 수요 증가는 환율을 자극할 수 있다.

한투증권 문다운 연구원은 최근 강달러 압력 확대와 함께 외국인 배당금 지급에 따른 달러 수요가 더해지면서 원화는 4월 들어 주요국 통화 중 가장 큰 약세를 기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 연구원은 "여기에 지정학 갈등 격화에 따른 위험회피까지 더해지면서 당분간 추가 오버슈팅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 연구원은 "이미 원달러 환율이 4거래일 연속 종가 기준으로 연고점을 빠르게 돌파했고, 장중 상승 압력도 여전히 높은 점을 고려하면 다음 유의미한 1차 상단은 빅피겨인 1400원 수준으로 예상된다"면서 "중동 갈등 전개 상황에 따라 확전으로까지 연결될 경우 2차 상단으로 1440원을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환율상승과 함께 걱정되는 요소는 국제유가 상승이다. 유가 상승 자체만으로도 물가를 상승시키는 요인인데 여기에 고환율이 맞물리면 물가 상승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을 드론등으로 공습한 이란이 양국 관계가 악화할 경우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호르무즈해협은 해상운송 원유가 지나는 관문인데 봉쇄될 경우 유가는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마켓워치
이스라엘을 드론등으로 공습한 이란이 양국 관계가 악화할 경우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호르무즈해협은 해상운송 원유가 지나는 관문인데 봉쇄될 경우 유가는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마켓워치

이란이 지난 13일 이스라엘에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감행하면서 두 나라간 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란의 산유량은 하루 평균 318만 배럴 수준인데 두 나라간 확전 시 이란은 해상 운송 원유 운반선이 지나는 관문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며 원유 공급을 무기로 삼고 이에 따라 유가가 급등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

특히 양국 관계가 악화한다면 이란은 수시로 선박 나포 등을 통해 위협을 가할 수 있어 공급 차질 경계감이 고유가 국면을 장기화할 소지가 있다고 전 연구원은 지적했다.

국제유가가 2분기 중 배럴당 85달러 수준을 유지한다면 전년 대비 유가 상승률은 4월 7%, 5월 19%, 6월 21%에 이르며 미국의 종합소비자물가의 상승을 이끌 것으로 전 연구원은 전망했다.

그는 "이는 즉 7월30~31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물가 안정에 대한 확신을 얻기 힘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하나증권은 Fed의 금리 인하 시점을 올해 9월과 12월 두 차례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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