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한국판 무제한 양적완화...금융사 거쳐 기업에 자금 공급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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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한국판 무제한 양적완화...금융사 거쳐 기업에 자금 공급 효과
  • 이정숙 기자
  • 승인 2020.03.29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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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금융사에 유동성 무제한 공급..3개월 운영후 연장 여부 결정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금융회사에 유동성(자금)을 무제한 공급한다. 한국판 양적 완화다. 1990년대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하지 않은 지원책으로 그만큼 코로나 바이러스로 초래된 금융·실물 자금난이 심각하다고 한은이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은행의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과 자금공급 흐름도.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의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과 자금공급 흐름도.사진=한국은행

한은은 26일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 확산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을 해소하고 실물경제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금융사에 유동성을 무제한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한은은 이날 오전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환매조건부채권(RP) 무제한 매입과 공개시장운영 대상기관과 대상증권 확대를 내용으로 하는 '한국은행의 공개시장운영규정과 금융기관대출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

RP매입은 은행·증권사 등 금융사들이 보유한 채권을 한은에 담보로 맡기면 한은이 해당 금융사들에게 자금을 빌려주는 방식으로 대출해준다.

한은은 “금융사에 자금을 보강해 100조원 이상을 투입하는 정부의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에도 충분한 돈이 공급되도록 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한은은 다음 달부터 오는 6월 말까지 3개월간 매주 1회 정례로 한도 없는 전액공급방식의 RP 매입을 통해 시장의 유동성 수요 전액을 제한없이 공급한다.

지난 24일 2차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에서 2조5000억원을 공급하기로 했는데 그 규모를 무제한으로 늘린 것이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도 최근 무제한으로 채권을 매입해 자금을 시중에 풀겠다고 발표했다.

한은은 채권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것이고, Fed는 채권을 직접 사들인다는 점에서 차이는 있지만 자금을 무제한 공급하겠다는 차원에선 비슷하다.

RP담보 대출 금리는 기준금리(0.75%)에 0.1%포인트를 가산한 0.85%를 상한선으로 설정하고, 입찰시마다 모집 금리를 공고한다. RP매입 입찰은 통상 유찰이 있으나 이번에는 무제한 공급이라 참여 대상 금융사들은 전액 자금을 받을 수 있다.

한은은 “7월 이후에는 그동안의 입찰결과, 시장상황 등을 고려해 이번 조치의 연장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은은 이번 금통위에서 자금 지원 대상이 되는 공개시장운영 대상기관에 증권회사 11곳을 추가했다. 기존엔 17개 은행과 5개 증권사(증권금융·미래에셋대우·삼성·NH투자·신영) 등 22개사가 지원 대상이었다. 11개 추가로 총 33개 금융사들이 자금을 공급 받을 수 있게 됐다. 

R매입 담보 대상 증권에도 한국전력·도로공사 등 8개 공공기관 특수채를 포함시켰다. 지난 16일 산업은행이 발행하는 산업금융채권 등 특수은행채와 이를 포함하는 은행채를 대상 증권에 올렸다. 이번에 그 대상에 8개 공기업 발행채권을 넣은 것이다. 

이정숙 기자 kontra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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