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국경 '스노우버드' 귀환 작전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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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국경 '스노우버드' 귀환 작전 비상
  • 에스델리 기자
  • 승인 2020.03.30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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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캐나다 퀘벡주가 지난 14일 플로리다 등지에 머무는 스노우버드들에게 한시바삐 귀국할 것을 권고한 이후 귀국하는 인원이 늘면서 비상이 걸렸다.

캐나다-미국 국경에서 캐나다 경찰이 귀국하는 피한객들의 검문검색을 위해 차량을 안내하고 있다. 사진=주르날드몽레알
캐나다-미국 국경에서 캐나다 경찰이 귀국하는 피한객들의 검문검색을 위해 차량을 안내하고 있다. 사진=주르날드몽레알

캐나다의 일간지 주르날 드 몽레알(Le Journal de Montréal)은 지난 28일(현지시각), 퀘벡 주정부의 비상령에 따라 캐나다와 미국 국경에서 펼쳐진 스노우버드 귀환 작전을 보도했다.

'스노우버드 Snowbird'란 캐나다의 강추위를 피해 플로리다, 멕시코 등지로 장기 여행을 떠나는 피한객(避寒客)을 일컫는 말인데, 첫눈이 내리기 전 스노우버드가 되어 남쪽을 찾아가는 퀘벡인은 해마다 1만 명이 넘는다. 

지난 14일, 프랑수와 르고(François Legault) 퀘벡 주 수상이 플로리다 등지에 머무는 스노우버드들에게 한시바삐 귀국할 것을 권고한 데다 캐나다의 혹한기도 막바지에 이름에 따라 동시에 귀국하는 인원이 꽤 늘어서 28일 하루 동안 몽테레지(Montérégie)와 에스트리(Estrie) 지역의 국경초소 세 군데를 통과한 스노우버드는 약 400명에 이르렀다.

육로로 국경을 통과하는 모든 여행객은 건강에 관한 몇 가지 질문에 응답해야만 한다. "현재 기침을 합니까?" "호흡에 곤란을 느낍니까?" 

퀘벡 주경찰은 이런 질문을 한 다음 응답자의 정보를 기록함으로써 누가, 언제 귀국했는지 파악하고 있다. 

28일 현재 퀘벡 주경찰이 배치된 국경 통과지점은 스텐스테드(Stanstead), 생-따르망(Saint-Armand), 생-베르나르-들-라꼴르(Saint-Bernard-de-Lacolle)이며 경찰은 화물트럭을 제외한 거의 모든 차량에 대해 검문을 실시한다. 

귀국 길에 오른 스노우버드들은 대부분 이런 조치를 예상하고 있었다. 

어떤 사람은 집에서 기다리는 아내에게 미리 연락해서 만약 자신에게 이상이 있으면 집에 도착하는 즉시 지하실로 내려가 식구들과도 떨어져 살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했다며 자랑스레 말했다.  

어떤 부부는 집에 있는 두 아들을 시켜서 먹을 것을 넉넉히 장만해뒀다면서 자가격리가 전혀 문제될 게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몬트리올의 유명 TV 아나운서인 삐에르 마르꼬뜨(Pierre Marcotte)는 국경 검문소를 통과하면서 일부 미국인들의 몰지각한 행동을 꼬집었다.

그는 "미국인들은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모릅니다. 거의 코를 맞대다시피 하고 수다를 떨어대더군요. 도대체 왜들 그러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캐나다 정부는 이번 사태를 훨씬 심각하게 다루고 있는데 참으로 올바른 대처라고 봅니다"고 지적했다.

최근 미국에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폭발하듯 증가하는 이유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캐나다와 미국의 국경은 지난 20일 금요일 밤 자정부터 무기한 폐쇄됐고, 상품을 제외한 사람의 이동은 엄격히 통제되고 있으며, 외국여행에서 돌아온 사람들은 의무로 14일간의 자가격리에 들어가야 한다. 

퀘벡 주 당국은 격리조치를 위반하는 사람에게는 1000달러의 벌금을 비롯,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공언했다. 

 몬트리올(캐나다)=에스델 리 기자 esdelkhl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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