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18년 만에 최저수준...배럴당 10달러 시대 올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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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18년 만에 최저수준...배럴당 10달러 시대 올 수도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0.03.31 0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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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수요감소와 산유국들의 증산이 맞물리면서 18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한 때 배럴당 20달러 아래로 내려가 배럴당 10달러 시대가 가시권에 들어왔다. 국제유가 급락은 에너지주를 초토화시키고 나아가 부채가 많은 석유업계에 도산과 해고의 거센 풍랑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블랙스완'이 될 공산이 크다.

사우디와 러시아간 원유전쟁으로 국제유가가 급락하고 있다. 사진=러시아투데이
사우디와 러시아간 원유전쟁으로 국제유가가 급락하고 있다. 사진=러시아투데이


30일(현지시각) 미국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 인도분은 전날에 비해 6.6%(1.42달러) 내린 배럴당 20.09달러에 장을 마쳤다.

다우존스마켓데이터에 따르면, 이는 2002년 2월 이후 약 18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WTI는 이날 장중 19.27달러까지 내려가 투자자들이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기는 20달러 선을 깨기도 했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 5월 인도분은 8.7%(2.17달러) 내린 배럴당 22.7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 역시 2002년 11월 이후 18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WTI 가격은 근월물 기준으로 3월 한 달 동안 약 55% 내렸다. 이날 종가는 지난 1월6일 최고가인 배럴당 63.27달러에 비하면 무려 68% 내린 것이다.

국제유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데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가격 인하와 증산 등으로 '유가 전쟁'을 벌이면서 수직 낙하하고 있다.

사우디는 미국의 원유전쟁 중단 요청에도 러시아 측과 가격 수준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지 않다고 못박았다 . 

사우디는 OPEC+(OPEC과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의 감산 합의가 지난 3년간 유지되면서 원유 수출량을 하루 700만 배럴 초반대까지 낮췄으나 31일로 감산 시한이 끝나는 만큼 4월부터 하루 1000만 배럴로 수출량을 늘릴 방침이다.

사우디는 이어 5월부는 하루 원유 수출량을 사상 최대규모인 1060만 배럴로 올리겠다고 밝혀놓았다.

러시아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러시아는 3월 초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산유국들이 감산한도를 높이자는 요구를 거부했다.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G20회의에서 코로나바이러스를 퇴치하고 세계 경제에 힘을 다시 불어넣기 위한 국제사회의 캠페인을 견인하는데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지만 약발은 먹히지 않고 있다.

사우디와 러시아간 가격 전쟁이 계속도고 코로나19가 억제되지 않는다면 유가의 운명은 하락뿐이다. 다시 말해 배럴당 10달러대 시대가 곧 열린다는 뜻이다.

세븐스리포트의 타일러 리치(Tyler Richey)편집장은 "세계 경제가 정지상태로 둔화되고  정유제품 수요가 급격히 증발하고 있다"면서 "WTI, 심지어 브렌트유 가격도 배럴당 10달러가 불가능하지 않으며 2분기 초나 중반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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