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미국 경제 2분기 30%이상 위축, 빠른 회복 없다"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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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미국 경제 2분기 30%이상 위축, 빠른 회복 없다"경고
  • 이정숙 기자
  • 승인 2020.04.08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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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킹스 온라인 행사 참여 "인플레이션보다 디플레이션 압력 더 크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벤 버냉키 전 의장은 7일(현지시각)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미국 경제가 2분기에 30% 넘게 위축될 우려가 있으며 회복까지 수년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벤 버냉키 전 Fed 의장. 사진=연방준비제도
벤 버냉키 전 Fed 의장. 사진=연방준비제도

8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버냉키 전 의장은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 온라인 행사인 웨비나(Webinar)에 참여해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해 지금까지 단행된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은 적절했지만 새로운 대응이 필요하다"면서  "전체로는 경제에 극히 나쁜 한 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버냉키는 2006년부터 2014년까지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을 지냈으며 현재는 브루킹스 연구소 경제학프로그램에 전속된 특별연구원(Distinguished Fellow)으로 있다. 그는 하버드대 경제학학사, MIT 경제학박사를 받았으며 스탠퍼드대와 프린스턴대학에서 교수로 강단에 섰다.버냉키는 2002년부터 2005년까지는 Fed 이사, 2005년부터 2006년까지는 대통령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을 역임한 경제 전문가로 정평나 있다.

그는 "경제의 재개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있지만 재개가 위기의 재연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더 강력한 확신을 가질 수 있을 때까지 경제는 정상상태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이 같은 분석과 함께 과거의 사례를 감안하면 경제회복이 이뤄지는 시기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회복기와 비교하면 현격하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경제가 회복되겠지만 수년간의 회복은 미미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미국 인구의 90% 이상이 필수 비즈니스만 하도록 명령을 받았고 수백 만명이 기업 폐쇄나 조업 단축으로 일자리가 없는 데다 백신 실용화는 빨라야 1년 뒤로 예상되는 만큼 코로나19 확산 추이가 불황의 시기와 정도를 결정지을 것으로 그는 예상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코로나19를 종식으로 끌고갈 수 있다면 경제는 물론 급속하게 회복되겠지만 실제 경제활동의 재개는 차차 재개될 것이며 코로나19 확산이 재차 확대될 경우 경제 활동 재개는 느리게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버냉키는 "이번 사태를 지난 1929년에 발행한 12년 대공황과는 구별하고 싶다"면서 "이 사태가 1~2년에 끝난다면 우리는 (대공황 때보다) 훨씬 나은 위치에 있을 것이다. 나는 완전고용에 다시 도달하는 시간이 대공황때보다는 훨씬 짧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Fed 정책에 대해서는 필요에 따라 대차대조표를 확대해 은행대출지원 등의 조치를 강구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제언했다.

제로금리와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버냉키 전 의장은 "전체적으로는 인플레가 아니라 디플레이션 압력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면서 "국제유가나 원자재 가격을 봐라. 급락했다. 이를 보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반적으로는 수요가 매우 감소한 상황이며 사람들이 집에 머물면서 저축을 하고 있는 등 정상 경제 활동을 하지 않고 있어 소비가 타격을 입을 것으로 그는 예상했다.

버냉키는 이에 따라 "나는 통화와 재정정책이 단기에 고용을 다 회복시키지 못할 것으로 본다"면서 "단기 인플레가 Fed 목표인 2%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한다. 지금으로는 인플레를 높은 위험요인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버냉키는 '이번 사태 이후 소비자 행동 등 경제가 완전히 변화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일시적 변화가 영구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이런 종류의 불황은 경제에 매우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답했다.

소기업들이 몰락하고 대기업이 더 많은 시장점유율을 갖게될 수 있다. 즉 일부 경제학자들이 걱정하는 것처럼 더 많은 경제력 집중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크루즈 등 여행산업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는 등 다양한 차원에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1918년 스페인독감 등 과거 역사를 돌이켜보면 미국 경제가 송두리째 바뀔 것으로는 보이지는 않았다.  

버냉키는 경기가 현저히 호전할 때까지 1~2년은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정숙 기자 kontra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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