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지방, 사상 유례 없는 기후변화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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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지방, 사상 유례 없는 기후변화 드러나
  • 에스델 리 기자
  • 승인 2020.04.29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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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지방에서 사상 유례없는 기후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캐나다 정부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해수염도는 낮아지고 산성도는 높아지며, 환류의 흐름이 없어지고 해저지형 침식도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생물 다양성도 마찬가지로 변하고 있다. 범고래 숫자가 크게 는 반면 태평양 연어와 빙어, 그린란드 물개 등이 남쪽으로 옮간 것으로 밝혀졌다. 이 연구는 북극해가 지구상의 그 어떤 수역보다 급속한 변화를 보일 것이고, 북극해의 변화에 따라 나머지 생태계 또한 즉각 반응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극심한 기후변화로 생물다양성이 급변하고 해저지형 침식현상, 해수 염도 하락, 산성도 상승 등이 일어나고 있는 북극해 전경. 사진=라프레스
극심한 기후변화로 생물다양성이 급변하고 해저지형 침식현상, 해수 염도 하락, 산성도 상승 등이 일어나고 있는 북극해 전경. 사진=라프레스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몸살을 앓으면서 모든 이목이  감염자와 사망자 추이에 쏠리는 가운데, 캐나다 몬트리올의 일간지 라프레스(La Presse de Montréal)는 지난 26일(현지시각), 지구의 꼭대기가 뒤집히고 있다는 캐나다 수산해양부의 첫 종합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캐다다 수산해양부와 이누이트 원주민 연구자 10여 명이 참여한 이번 보고서는 해류에서부터 서식 동물의 종류와 행태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생태계를 다루고 있다. 

캐나다 수산해양부의 안드레아 니에미(Andrea Niemi) 연구원은 기후변화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북극해가 지구상의 그 어떤 수역보다 급속한 변화를 보일 것이고, 북극해의 변화에 따라 나머지 생태계 또한 즉각 반응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상 이러한 변화가 너무도 빨라 연구자들은 현재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파악할 기회조차 없다.  해저분화구의 뻘 속에서 발견된 갯지렁이의 예에서 보듯  캐나다 해저분지(海底盆地, le Bassin Canada)에 서석하는 해양생물의 60%는 여태껏 발견된 적이 없는 종류다. 

니에미 연구원은 북극해 생물종에 관한 연구는 그저 첫걸음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사실 북극해 중에서 캐나다 노스웨스트 준주, 유콘 준주와 미국 알래스카주의 북쪽에 위치한 보퍼트해(la mer de Beaufort)의 어종 관련 조사가 진행된 것은 지난 2014년이 처음이었다.

그러나 해수 성분을 비롯한 바다의 변화는 따로 조사할 필요도 없을 만큼 확연하다. 지난 2003년에 비해 이 수역 해수의 염도는 33% 감소한 반면 산성도는 30%나 증가해 작은 조개류의 껍질이 녹을 정도다. 

10년 주기로 방향이 바뀌던 보퍼트 환류(還流), 즉 거대한 소용돌이 해류는 지난 19년 동안 전혀 변화가 없었다.

해안 지형도 변하고 있다. 최근 들어 해안선 침식은 두 배로 증가했다. 

생물 다양성도 마찬가지로 변하고 있다. 범고래 숫자가 하도 늘어서 이누이트 원주민의 주요 먹거리인 일각(一角) 돌고래와 흰고래(벨루가 béluga)의 움직임이 달라졌고, 태평양 연어, 빙어, 그린란드 물개 등은 남쪽으로 옮겨갔다.

일부 원주민들은 작살을 이용한 고래, 물개 사냥은 포기하고 그물로 연어만 잡는 실정이다. 

연어가 다른 생물종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해안선 근처에 사는 어종이 훨씬 먼 바다에서 발견되는 경우도 점점 잦아지고 있다. 

고리무늬물범(Pusa hispida)은 원래 해빙기 이전에는 털갈이가 끝나지 않는데, 바닷물의 온도가 상승하면서 일종의 혼수상태에 빠져 북극곰의 먹이가 되기 쉽다.

인간들의 존재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북극해를 항해하는 선박이 늘면서 바다가 시끄러워지고, 이에 따라 물개와 고래들이 의사소통을 위해 내는 소리들이 파묻히고 있다.

몬트리올(캐나다)=에스델 리 기자 esdelkhl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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